정부 승인을 받은 웹보드게임이 불법 사행성게임으로 악용되고 있다. 이 사행성 게임은 외부에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던 기존 사행성 게임장과 달리 청소년도 들어갈 수 있는 일반 PC방에서 점조직 형태로 이뤄져 제대로 단속도 되지 않고 있다.
12일 게임물등급위원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등포 등 서울 서남부 일대를 중심으로 PC방에서 사행성 게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PC방은 지난 2006년 전국을 도박 광풍에 빠져들게 했던 ‘바다이야기’ 게임장의 변종 형태다. 겉으로 봐서는 평범한 PC방과 같아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였다. 일반 PC방 모습을 하고 있는 사행성 PC방은 고스톱과 포커 등 웹보드 게임을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이들 게임은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은 정상적 웹보드 게임이다.
문제는 PC방 업주들이 이 웹보드 게임용 계정을 수십개씩 받아놓고 이용자에게 이를 이용해 게임을 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PC방 업주는 이용자에게 게임이 끝나고 남은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불법 게임머니 환전상을 연결해준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하려면 하나의 주민등록번호당 월 일정 금액 이하의 충전만 가능하도록 제한해야 하지만 PC방 업주가 미리 등록해놓은 계정을 쓰기 때문에 게임 이용자는 과거 바다이야기처럼 한 대의 PC에서 무제한으로 게임머니를 베팅할 수 있다.
이 불법 사행성 게임은 일반 PC방에서 이용할 수 있어 청소년에게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 경찰과 게임물등급위원회는 PC방이 게임등급위원회에서 심의를 받은 게임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현장에서 환전을 하지 않는 용의주도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사후지원팀 관계자는 “일부 선불카드 PC방은 도박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외형상 심의를 받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교묘하게 도박 사실을 감추고 있다”며 “단속이 강화되면 서버를 폐쇄하는 것은 물론이고 대포 통장으로 현금을 환전해 단속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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