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월드]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3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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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3주차가 종료됐다. 팀배틀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번 위너스 리그는 3주차가 마무리된 현재,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초반의 예측과는 달리 올킬(선수 한 명이 상대팀 선수 네 명을 차례로 모두 이기고 팀 승리를 이끄는 것)이 난무하고 있다.

 12일 현재 총 30경기 중 7경기에서 올킬이 나왔다. KTF의 박찬수를 시작으로 쌍둥이 형제 박명수(온게임넷), 구성훈(화승), 김창희(온게임넷), 김경효(STX), 이영호(KTF), 이제동(화승)이 차례대로 올킬에 성공하며 팀에 기분 좋은 승리를 안겼다. 특히 구성훈과 김창희는 선봉 올킬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시즌 초 예상과는 달리 올킬이 쏟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선수 기량의 상향 평준화에 있다. 불과 2, 3년 전만 하더라도 정상급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 사이에는 실력 차이가 분명 존재했다. 그 결과 경기의 승패는 경기 외적인 요인보다는 컨트롤과 생산력, 운영 능력 등 내적인 요인에 의해 갈리는 때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선수들의 실력이 급성장하면서 선수 간의 실력 차이가 눈에 띄게 줄어 버린 것. 각 팀의 2군이나 백업 선수도 연습 상황에서는 정상급 선수들 못지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어 방송 경기에서 신인이 에이스를 잡는 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기량의 상향 평준화로 기세와 경기 감각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것도 올킬이 난무하는 데 한몫했다. 실력이 비슷한 선수들의 대결에서 먼저 한 경기를 이겼다는 사실은 큰 유리함으로 다가온다. 이미 앞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선수는 1승으로 인한 기세 상승과 경기 감각 극대화 등 많은 이점을 안고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

 감독의 다양한 선수 기용 역시 올킬이 나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위너스 리그가 시작되면서 각 팀의 감독은 1, 2라운드에서 기용하지 못하던 백업 선수들을 적극 기용했다. 7전 4선승제와 승자 연전이라는 리그 방식을 적극적으로 살려 선봉과 차봉, 중견에는 백업 선수들을 기용하고 대장에 에이스를 출전시키는 선수 기용을 하고 있는 것. 그 결과 경기하기 편한 상대들을 꺾으며 기세를 탄 뒤 그 팀의 에이스마저 제압하면서 올킬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위너스 리그는 이제 3주차 일정을 마쳤다. 비록 지금까지는 많은 올킬이 나왔지만 남은 경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모르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올킬 자체를 즐길 때다. 팀배틀 방식인 3라운드가 마무리되면 다시는 올킬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팀 배틀 자체의 재미에 집중하는 것, 지금 프로리그를 보는 즐거움을 더하는 관전 방법이다.

 장동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