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동의보감](94) 감초(甘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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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방에 감초’라는 말이 있다. 어디고 안 빠지고 들어간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약 처방에서 감초는 참 많이 쓰이는 약재다.

 감초가 이처럼 많이 쓰이는 것은 약재들을 조화시키는 성질 때문이다. 처방 안에 각 약재의 성질이 충돌하지 않고 무난하게 조화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처방 끝에 감초를 약간씩 붙인다.

 다만, 이런 감초도 처방의 특성을 살리는 데 방해가 되면 빼버리거나 거의 없는 듯 줄이게 된다. 약방에 감초라고 해서 모든 처방에 들어갈 수는 없는 것이다.

 반대로 양을 높여서 쓰는 때도 있다. 가슴이 뛰고 숨이 찬 듯한 증상,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며 열이 뜨는 듯한 증상에 적용 가능한 일이 아주 간혹 있는데, 이런 때에는 약량을 다소 높여서 쓰기도 한다.

 좋은 감초의 맛을 보면 적잖이 달고(甘味), 질은 푸석푸석한 듯 단단하지 않다. 이런 특징이 무던하게 조화시키고 모난 것, 급한 것을 누그러뜨려 안정시키는 감초의 성질을 만든다.

 한편으로 감초는 부드럽게 풀어지게 하는 힘도 가지고 있다. 넉넉하고 마음 따뜻한 중재자다.

 한때 일부 몰지각한 이들이 이런 감초의 성질을 이해하지도 못한 채, 감초에 자연의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고 한약에 감초가 항상 들어가니 한약은 스테로이드라는 어이없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부작용 없는 스테로이드제의 대발견이란 말인가. 조급하고 모난 이들에게 넉넉하고 여유로운 감초를 조금씩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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