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사업화리포트­]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명기 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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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기술개발에 따른 표준연의 로열티 수입

 야간 항해자에게 위치 신호를 전달하는 국내 2600여개 등대의 핵심 부품인 등명기 렌즈는 더는 고가의 외국산을 쓰지 않는다.

 빛을 평행광선으로 보내는 국제 기준을 만족하면서도 가격은 외국산보다 절반 정도 저렴한 등명기용 비구면 프레넬 렌즈 및 등명기를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부경대·메탈옵틱스·플라테크·뉴마린엔지니어링 등이 공동으로 개발, 상용화했기 때문이다.

 표준연은 이 기술을 이전하면서 지난해 2300만원을 받았고, 올해에는 3000만원가량의 러닝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을 이전받은 뉴마린엔지니어링은 기술개발 분야 등명기 시장에서 매년 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표준연은 간접매출효과가 50억원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 업체는 정부와 함께 등명기 분야 표준화와 시스템 정비라는 효과도 함께 얻어 안정적인 수익구조 창출이 가능해졌다.

 기술개발을 담당했던 박승남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온도광도센터 책임연구원은 “과거 해양수산부(현 국토해양부)가 전례 없이 기술개발 예산과 생산기술 개발 예산을 모두 지원했다”며 “당시 정부 담당자였던 양종구 사무관이 최종 완제품이 나올 때까지 지원하는 결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그 나름대로 기술 사업화의 성공요인을 분석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업체들이 특허만 이전받으면 생산이 바로 이루어지는 줄 아는데 그것은 착각”이라며 “특히 출연연구기관이 업체에 기술을 넘겨주더라도 끝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기술 개발과 상품화를 총괄했던 표준연 측은 과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금형과 사출, 설계 부문의 국내 최고 전문가가 모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해당 업체의 삼고초려도 불사했다.

 금형 부문은 국내 경면 연마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이범신 메탈옵틱스 사장을 설득했다. 이 분야 장인으로 통하는 이 사장은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작업에 나서지 않는다. 박승남 책임연구원이 직접 공장으로 찾아가 국내 최초의 기술 개발과 국산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사출 부문은 플라테크, 설계는 등명기 부문 국내 최고 권위자인 김종태 부경대 교수가 맡아 외국산에 비해 가격은 50%면서 빛의 전달은 18㎞(10해리)까지 가능한 국제 수준의 렌즈 개발에 성공하고, 특허출원까지 냈다.

 임남동 뉴마린엔지니어링 기술이사는 “외산이 장악하고 있던 등명기 시장을 100% 국산화한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며 “다만, 4%에 이르는 로열티는 업체에 다소 부담이 되기에 개선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