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신년하례회 연설과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올해 중국 경제 성장의 목표는 8%”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무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역설하며 “지속적인 경기 부양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 경제정책의 중심은 경기과열 방지와 물가상승 억제에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글로벌 경기 침체에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수출이 2개월 연속(2008년 11월·12월) 감소한데다 산업생산 증가율, 소비판매 증가율이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빠르게 둔화하면서 국내외 기관의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예상치도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성장 목표 달성 가능한가=중국 정부에 ‘8% 성장’은 높은 인구압력과 지역적 특색을 감안할 때 사회 안정을 위해 꼭 달성해야 하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다. 원자바오 총리의 거듭된 8% 성장론은 그만큼 중국 정부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작년 말 4조위안(약 809조원)의 재정지출을 골자로 하는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경기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급속히 진행되고 재정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재정지출과 더불어 △금융경색 완화 △국내 소비 확대 △수출둔화 방지 △가공무역 규제 완화 등의 추가 대책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 이는 올해 수출을 통한 성장률 견인이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공백을 적극적 재정지출과 내수 진작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표현으로 해석된다.
중국정부의 이러한 내수확대와 재정지출을 통한 8% 성장유지(保八)정책을 두고 중국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큰 흐름은 부정적이다.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국제결제은행총재회의(BIS)에서 “대다수가 올해 8% 성장이 중국 경제에는 합리적인 목표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예측이기에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증권보, 상하이증권보 등의 신문은 상반기 성장은 어려울 것이나 하반기는 경기부양효과가 나타나서 전체적으로 8%의 성장이 달성가능한 목표라고 평가하면서도 대내외적 여건에 따라 예외적으로 목표가 7% 정도로 하향 조정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직접적인 지적도 있다. 마쥔 도이체방크 중국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성장률을 유지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면 2009년 경제 성장률을 6∼7%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며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 과다한 재정적자와 금융 불량자산 비용을 방지할 수 있고 시장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경제가 빠르게 회복 될 수 있다”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국 전문가들은 중국경제 자연 성장률이 5∼6%임을 이유로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뒷받침된다면 8%는 아니더라도 대체적으로 올해 중국이 7% 중반 정도의 성장은 무난하게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관건은 ‘시행’과 ‘관리’의 문제로 요약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정부의 재정지출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내수확대에 바람직한 영향을 미치도록 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티베트사태 50주년, 텐안먼사태 20주년, 파룬궁 사태 10주년이 되는 올해 중국의 대내외적 불안요소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란 얘기다.
베이징(중국)=김진석 베이징대 정부관리학원 박사과정, rebellen@naver.com
<표>2009년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 (단위:%)
기관 수정 전(2008년 하반기) 수정 후(2009년 1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9.0 8.3
중국 사회과학원 9.5 9.3
세계은행 9.2 7.5
JP모건 8.0 7.8
UNDP 없음 7∼8.9
골드만삭스 7.5 6.0
세계경제포럼(WEF) 없음 6.0
스탠더드 차타드 없음 6.8
<표>중국정부의 주요 경제부양 정책 일지
일자 주요 조치
2008.11.9 10개항 경기부양 조치 발표
2008.11.12 내수확대 4대 조치
2008.11.19 경공업발전 6개 조치
2008.12.13 09년 총통화 증가율 목표 17% 설정
2009.1.14 자동차, 철강산업 진흥 규획 발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9년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