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는 지금 `콘텐츠 전쟁`

 최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티브로드가 알짜 SO로 꼽히는 큐릭스를 인수했다. SO의 소유규제 조치가 완화된 후 발생한 첫 인수합병 사례로, 향후 케이블 업계 M&A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최근 큐릭스 지분을 대량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티브로드는 원재연 대표의 큐릭스 보유지분 97.5% 가운데 전량에 해당하는 지분을 인수했으며, 인수대금은 2000억원에서 3000억원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블TV방송협회 고위 관계자는 “양사가 1월말 지분 양·수도 계약에 최종 도장을 찍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만간 회사 차원에서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티브로드 업계 1위 공고히=서울·수도권 등에서 15개의 지역 SO를 소유한 티브로드는 이번 큐릭스 인수가 마무리되면 계열 SO 수가 22개로 늘어난다. 큐릭스는 서울지역 5개, 대구지역 2개의 SO를 소유한 업계 6위권의 알짜 회사로 꼽혀왔다. 티브로드는 가입자 수도 이전 280만명에서 340만명으로 60만명 정도 늘어난다. 케이블TV 시장점유율도 23%대로 높아져 CJ헬로비전(16%), 씨앤앰(13%), HCN(8%) 등을 크게 앞선다.

 하지만 아직 티브로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최다주주 변경승인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인수가 종료되려면 방통위의 최다주주 변경승인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야 하는 일정이 남아있다.

 ◇태광그룹, 케이블 사업 강화=티브로드의 큐릭수 인수는 이화동 티브로드 강서방송 대표가 ‘SO협의회장’에 오른 시점과도 맞물려 있다. 태광그룹이 보다 공격적으로 케이블 사업에 나설 것임을 의미한다.

 태광그룹은 SO인 티브로드의 대형화와 함께 태광그룹 PP사인 티캐스트에 대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티캐스트는 이채널과 FOX·FX·FOXlife 등 기존 4개의 채널에다 영화채널 스크린과 리얼리티 채널뷰·패션채널 패션앤 등 3개의 채널을 신규로 확보했다. 티캐스트는 티브로드 사업부에서 별도법인으로 독립한 상태다.

 태광그룹은 최대 SO인 티브로드에다 7개 채널을 갖춘 MPP 티캐스트를 추가 확보하면서 CJ헬로비전과 CJ미디어를 가지고 있는 CJ그룹에 상응하는 진용을 갖추게 됐다. MSO와 MPP를 결합해 전형적인 MSP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M&A 신호탄 될 듯=이번 티브로드의 큐릭스 인수는 SO의 소유겸영 규제완화 이후 나타난 첫 대형 인수합병(M&A) 사례다. 지난해 말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하나의 케이블방송사가 소유·겸영할 수 있는 SO 수가 전국 77개 권역의 5분의 1(15개)에서 3분의 1(25개)로 늘어났다. 이후 M&A 확대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인터넷(IP)TV 등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SO의 대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정한 시점에 사업을 매각하고자 하는 중소형 SO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CJ헬로비전이나 씨앤앰·HCN 등 중소 SO에 대한 인수전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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