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산업의 핵심인 반도체와 LCD가격이 바닥을 지나 회복 국면에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며 IT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IT주 추가 상승을 위해선 수요 회복과 함께 업계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9일 증시에선 전일 독일 키몬다 파산신청으로 급등한 삼성전자가 2.05% 상승했고 전일 상한가를 기로했던 하이닉스는 오전 상승세를 타다 소폭 하락 반전했다. LG디스플레이, 삼성SDI(3.88%) 등 디스플레이 업체도 전일에 이어 반등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LCD 업종이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반등세를 나타낸 것은 1분기를 바닥으로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키몬다 파산을 기점으로 연 이틀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10% 넘게 급등한 것은 반도체 업황 회복의 기대감이 선반영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까지 반도체·LCD 부분 적자가 예상되지만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음을 반영했다는 지적이다.
LCD 업황 개선도 최근 디스플레이 업체의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패널업체의 감산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재고가 줄면서 PC·TV 업체가 패널 부족에 대비해 재고 쌓기를 진행 중이고 중국의 가전 소비 장려 정책으로 소형 LCD모니터는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가격이 급격한 회복세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수요 감소에도 공급부족 현상이 일부 진행되고 있으며, 패널 가격에 대해 2월 이후 상승 기대감이 높아 최근 LG디스플레이 주가가 저점 대비 50% 이상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주가 급등에 대해 아직 IT산업의 회복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점에서 과열된 면이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김영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키몬다 파산 신청이 가동중단을 의미하지 않고 법원의 지원아래 생산라인을 유지하고 있고, PC, 휴대폰 등의 수요 감소로 D램 공급과잉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뉴스”라며 “최근 단기 급등한 반도체주가 과열된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대만업체인 프로모스와 파워칩이 각각 2월과 3월에 만기도래할 3억달러 규모의 부채를 어떻게 처리할 지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체의 최상 시나리오는 수요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프로모스와 파워칩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해 파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내주 중 대만 정부가 이들의 존립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어서 내주가 반도체 업계 치킨게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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