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부양의 일환으로 조기 발주에 나선 국가정보화 프로젝트가 가격 문제로 잇따라 유찰됐다. 민간 부문 IT 투자 감소로 공공 부문 투자에 사활을 걸어온 IT업체들이 정작 마지막 입찰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정부가 앞으로는 경기 부양을 외치면서도 뒤에서는 저가 입찰 관행을 고수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조기 발주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환율상승 등 대외 시장환경 변화를 감안하지 않고 예산을 편성하는 등 업무상 난맥상도 나타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가 107억원을 투입해 구축하기로 한 디지털교과서 인프라 구축사업 입찰에 단 한 업체만 지원, 자동 유찰됐다. 또 행정안전부가 118억원의 예산을 우선 배정해 발주한 정부통합전산센터 1단계 HW통합 구축 사업에는 입찰업체가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아 유찰됐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국가정보화 사업설명회에 수백명의 업계 관계자가 몰려 문전성시를 이룬 것을 무색하게 한다는 평가다.
업체들이 입찰을 포기한 이유는 하나같이 정부 당국이 제시한 사업비가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정도로 턱없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교과부 디지털교과서 구축이나 행안부 HW통합 프로젝트는 규모가 커 웬만하면 입찰에 응하려고 했지만, 정부가 제시한 가격에 맞추면 20∼30% 손해가 날 수밖에 없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교과부 디지털교과서 구축 사업은 환율 상승으로 서버 가격이 크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8월 시범사업 기준으로 환율을 적용해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가격이 제시됐다는 지적이다.
입찰을 검토한 업체 한 관계자는 “작년 8월보다 환율이 300원이나 올랐는데도 시범사업 기준을 삼은 것은 지나친 행정 편의주의”라며 “조기 발주가 좋지만 시장환경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진행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위탁 발주한 한국교육과학학술정보원 관계자는 “가격을 두 차례 상향조정하는 등 절충을 시도했지만 설 연휴가 끼다 보니 일정이 너무 빠듯한 측면도 없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들 사업은 재공고를 통해 다음달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2차에서도 유찰되면 입찰 가격 재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호준·한정훈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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