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가비전인 ‘저탄소 녹색성장’은 단기적으로 끝나는 정책이 아닙니다. 10년, 100년 뒤를 내다보며 세밀하게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합니다.”
김정인 중앙대학교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10년간 먹거리 정책이 될 ‘녹색성장’의 방향성에는 공감을 하지만 근거없는 ‘장밋빛 낙관’은 금물이라고 단언했다. 부처와 산하기관이 지금 들썩이는 분위기를 타고 녹색 기조 맞추기에 급급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각 부처들이 앞다퉈 그린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설익은 내용과 부처 간 과열, 기존 과제와 중첩된 부문이 많아 비판이 적지 않다. 기존 부처와 유사한 과들이 다른 이름으로 생성되고 부처 내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는지를 놓고 경쟁도 치열하다.
이런 지적에 김 교수는 “방향은 맞게 설정했지만 어떤 수단으로 갈지,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용할지 부처 간 합의가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일부 공감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정책이 나올 때는 언제나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했다”며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안 담글 수는 없지 않느냐’는 대안 없는 비판은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각 부처의 후속 정책이 잇따르고 있는 지금, 경제·산업부처는 물론이고 전형적인 행정부처들도 너나없이 그린정책을 내놓으면서 내년도 관련 예산도 크게 늘었다. 국비 확보 전쟁이 시작될 조짐이다.
김 교수는 “중복투자는 지양하고 BT·NT 등의 새로운 융합 기술에 예산을 써야 한다”며 “우리가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이런 미래지향적인 기술을 상용화해 해외 시장에 내놓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정책 기조는 앞으로 지자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고유의 영역을 무시한 채 냄비 양상을 보인다면 진정한 녹색성장을 이룰 수 없다”고 시사했다.
그는 또 큰 정책을 드라이브하려면 국민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 소비자인 국민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작지만 가시적인 녹색 성과를 자주 보여줘야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며 “이 정책을 ‘왜’하고 있는지 끊임없는 주의 환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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