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기술 수출 경쟁력이 일본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8일 한국은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인용해 작성한 ‘일본 제조업 경쟁력의 원천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기술 무역수지배율은 0.43배로 3.49배에 이르는 일본의 12%에 머물렀다.
무역수지배율은 기술 수출을 기술 수입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기술의 수출 경쟁력이 낮은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일본 외에도 미국(2.12배), 영국(1.97배), 프랑스(1.60배), 독일(1.07배) 등 선진국 대부분과 비교해 크게 낮았다.
보고서는 기술 무역수지뿐만 아니라 다른 지표에서 일본은 과학기술·기초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2006년 기준 인구 1만명당 연구원 수는 일본이 55.6명으로 미국(46.7명), 독일(34.2명), 프랑스(32.6명), 영국(30.3명)보다 많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비율은 일본이 3.62%였으며, 미국 2.59%, 독일 2.48%, 프랑스 2.18%, 영국 1.78% 순이었다.
보고서는 특히 일본기업이 신소재·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분야별 일본의 시장 점유율은 탄소섬유 77%, 액정 등 주요 소재 62%, 정보통신기기 54%, 로봇 40%, 자동차 31%, 공작기계 29%, 금형 20% 등이다.
보고서는 일본의 이러한 경쟁력 확보 배경으로 끊임없는 기술력 향상, 장기적인 R&D 투자, 기업 간 협력, 종업원 중심 기업문화, 이익보다 신뢰를 중시하는 윤리관,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 금융기관의 기술 중시 대출심사, 장인 및 기술 중시 풍토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일본 제조업이 장기간에 걸쳐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정부·사회가 삼위일체가 돼 경쟁력 강화에 노력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제조업 기반을 굳건하게 다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기술 인력을 우대하는 사회적 풍토 조성과 종업원을 중시하는 기업문화 확립 △중소기업 고유(only one) 기술의 국가적 파악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기틀 마련 △대·중소기업 간 신뢰 기반 구축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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