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벤처업계에 인수합병(M&A)을 통한 위기 극복 노력이 확산됐다.
지역 중소 벤처업계의 M&A는 덩치를 키워 세를 불리고 이를 통해 시장을 장악하는, 약육강식의 M&A가 아닌 상생을 위한 M&A라는 점에서 기존 대기업의 M&A와 의미가 다르다.
부산 벤처업계의 리딩기업 오토닉스(대표 박환기)는 최근 선박용 유무선 계측기 개발사인 유니시스를 인수했다. M&A라기보다 경영이 어려워진 유니시스의 보유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오토닉스의 품 안으로 이끌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하다. 오토닉스는 유니시스의 대표와 개발 인력을 자체 핵심 연구인력으로 채용해 신제품 개발에 투입하는 한편, 세계를 무대로 R&D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기능 RFID카드(Dual Frequency Card) 개발로 화제를 모았던 케이비씨테크(대표 김원기)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기업 바이오스마트와 M&A를 거쳐 바이오스마트의 계열사로 편입했다. RFID카드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케이비씨테크가 개발한 한지 RFID카드는 최근 바이오스마트의 유통 경로와 강력한 마케팅 능력을 기반으로 시장에 선보여 새로운 개념의 카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옙스(대표 김보순)는 서울 소재 범진하이텍과 M&A를 추진 중이다.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 M&A를 마무리해 양사가 지닌 기술 및 마케팅 분야에서 시너지를 얻는다는 것이 옙스의 복안. 현재 ‘어린이독서통장솔루션’으로 전국 단위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옙스는 서울 기반의 새로운 마케팅 조직이 필요하고, 조선용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범진하이텍은 부산·경남 소재 조선업체를 상대로 자체 개발한 ‘3차원 조선정도통합관리시스템’의 판로를 개척해야 할 상황이다.
이 밖에 유기화합물 제조 벤처인 하진켐텍(대표 홍옥희·전종순)이 동종업계 K기업과 M&A로 부족한 시설 및 운전자금을 확보하는 등 대등한 조건의 상생 M&A를 활용, 위기를 극복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산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에 있는 기업으로부터 자신들의 브랜드를 활용해 서울과 지역에서 상생할 수 있는, 즉 기술이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지역 중소기업이 없는지 문의를 자주 받는다”며 “기업 활성화 이전에 기업 생존이 관건인 요즘 들어 과거에 비해 지역 중소 벤처기업의 M&A를 향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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