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면서 직장인과 취업 일선에 있는 학생들은 고달프다. 이들은 실·이직이나 재취업 등에 대비해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사이버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사이버대학은 실용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인터넷으로 수업하기 때문에 시간은 부족하지만 욕심 많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연말연시 사이버대학 1차 모집을 지나쳤다면, 지금 진행 중인 2차 모집에 주목하자.
◇1월 2차 신·편입생 모집=사이버대학들이 일제히 2차 신·편입생 모집을 시작했다. 마감은 대부분 이달 말에서 다음달 중순까지다. 2차 모집 마감 후 3차 모집 전형을 진행하는 학교도 종종 있기 때문에 각 학교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이번에 학생을 모집하는 대학은 총 18개교로, 학사학위과정(4년제)이 16개 대학, 전문학사학위과정(2년제)이 2개 대학이다. 3월께에 학기를 시작한다.
입학정원은 서울디지털대가 3000명, 경희사이버대, 한양사이버대가 각각 2800명 등 18개 대학을 모두 합해 총 2만6460명에 이른다. 2002년 16개 사이버대학 입학생이 6000명 남짓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입학 정원은 4.5배 늘어났다.
신입생은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 소유자면 지원이 가능하다. 2, 3학년 편입은 대학 또는 전문대학에 준하는 학력이 인정되는 학교나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각각 35학점과 70학점 이상을 이수한 사람에게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이젠 학사 학위받고 졸업=지난 10월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12개 사이버대학들이 평생교육기관에서 고등교육기관으로 전환인가를 받았다. 아시아태평양디지털대학교는 신규 설립이 인가돼 내년 3월 개교한다. 이들 대학은 고등교육법상 일반대학과 같은 지위의 학위수여기관이다. 이들 대학의 졸업생도 기존 ‘대학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이 아닌 ‘고등교육법에 의한 학위’로 공식 인정받는 셈이다.
이번 인증을 계기로 사이버대학의 수업 콘텐츠 품질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교수 연구실, 정보보호체제 및 인증설비 등 가이드라인이 규정돼 이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사이버대가 올해를 기점으로 대학원 설치를 고려하거나 산학협력단, 학교기업 설립 등을 진행하고 있어 전문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희사이버대는 2010년을 목표로 대학원 설립을 준비 중이며 서울사이버대 역시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대학과도 협력해 콘텐츠 질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한양사이버대는 코넬대학의 온라인교육기관인 ‘e코넬’과 손잡고 코넬 자격증 과정을 국내에 독점 제공하고 있다. 새 학기에는 사이버대학생들도 특수교사, 영양사 등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오프라인 모임도 활발=사이버대학은 더 이상 ‘사이버(Cyber)’ 대학이 아니다. 수강과 과제제출, 시험 등이 모두 온라인상에서 이뤄져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장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오프라인 모임에 목말라하는 학생들을 위해 변모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들끼리 자율적으로 스터디 그룹도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며 소모임을 만드는 일이 잦다. 선후배 간 오프라인 모임은 물론이고 동아리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다. 봉사활동을 하며 NGO 단체로 등록한 서울디지털대학 ‘너나우리’, 열린사이버대 등산동아리 ‘호연지기’ 등은 사이버대학생들의 소속감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이다.
일반 대학과 연계해 학점을 교류하면서 오프라인 수업 수강도 가능하다. 같은 재단일 경우 4년제 대학과 수업 교류를 할 수 있다. 한양사이버대는 한양대에서, 경희사이버대는 경희대에서, 사이버외국어대는 한국외대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중앙도서관을 비롯한 학교시설도 사용할 수 있으며, 강의실 대여도 가능하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9년도 사이버대학 2차 학생모집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