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다수가 삼성전자가 4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분기적자는 분기별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14일 전자신문이 주요 증권사 9개사를 대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가 4분기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LG전자는 지난 분기와 비교해 이익규모는 줄어들지만 1100억∼3000억 안팎 영업이익을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9개 증권사 가운데 6곳이 영업손실을 전망했다. 한화증권의 경우 적자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흑자를 예상한 곳도 삼성증권이 8389억원을 예상한 것을 제외하곤 2개 증권사가 1000억원 가량 소폭 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007년 4분기 삼성전자가 매출17조4765억원, 영업이익 1조7831억원의 대규모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다. 매출은 최소 19조3000억원에서 최대 22조원을 전망해 2007년 4분기와 지난해 3분기 19조2562억원 대비 소폭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가 실적을 추정해 제시하는 목표주가도 최근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7월 최고 79만원부터 최소 66만원을 제시했던 증권사들은 최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적자전망이 제기되며 50만원 초반까지 낮춘 곳이 크게 늘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 메모리·LCD 가격이 급락해 실적이 나빴고 휴대폰 분야도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연구원은 “비용축소로 비록 흑자가 나더라도 1분기 반도체·LCD 비수기인데다 12월이후 휴대폰 수요가 줄고 있어 1분기까지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탁월한 경쟁력과 위기대응 능력을 보유해 2분기 2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며 회복세에 돌입할 것”으로 기대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처럼 영업적자가 날 것으로 보진 않지만 경기하강 여파를 피해가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애널리스트들은 LG전자의 영업이익이 최소 1190억원에서 최대 3200억원 수준의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지난 2007년 4분기에 비해선 소폭 증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3232억원 대비해선 소폭 감소한 것이다. 매출도 해외 법인 포함시 12조∼13조원, 국내 매출은 6조∼7조원을 예측했다. 권성율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당초 LG전자의 영업이익을 5000억원 이상 기대했으나 그 절반인 28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본다”며 “휴대폰과 TV 분야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업체와 비교해선 휴대폰이나 프리미엄 가전 분야에서 입지가 상대적으로 확대됐다”면서, “계절적 비수기에다 상반기 수요가 크지 않아 1분기에도 흑자 규모가 크지 않겠지만 2분기 이후에는 에어컨, 휴대폰 등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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