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새해 승강기시장이 15%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주요 승강기 제조사들은 불황극복을 위해 무리한 가격경쟁을 자제하고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11일 승강기안전관리원의 가집계에 따르면 2008년 국내의 신규 승강기 설치댓수는 약 2만5000대로 전년도 2만7271대에 비해 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연간 승강기 설치댓수는 2004년 3만1804대로 피크치에 도달한 이후 2007년을 제외하면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승관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건설침체가 예상됨에 따라 신규 승강기 설치댓수도 2만1500대로 낮춰서 추정하고 있다.
승관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승강기 시장수요가 15% 감소할 듯 하다. 일부 중소 승강기업체들이 불황을 견디지 못해서 승강기 설치댓수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새해 승강기시장의 어려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상되어 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등 대규모 토목공사도 승강기업계와 상관이 없다. 값비싼 초고속 승강기가 들어가는 50층 이상 대규모 고층 빌딩 프로젝트도 자금경색으로 공사가 잇따라 지연되고 있다. 중동과 중국 등 신흥시장의 경기침체 때문에 내수부진을 수출로 돌파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승강기 제조사들은 어려운 한 해를 견디기 위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보수적인 시장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 송진철)는 지난해 공세적인 가격전략으로 승강기 시장점유율을 37%까지 높여 경쟁사 오티스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회사측은 시장 1위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했기에 새해는 무리한 가격공세를 자제하고 수익성도 고려한 영업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한 관계자는 “새해는 승강기 판매량의 감소가 불가피하다. 대형 건설사, 계열사 위주의 승강기 수주를 펼쳐 안전한 영업구조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티스엘리베이터(대표 브래들리 벅월터)는 내수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공장을 통한 승강기 수출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오티스는 승강기 업계에서 유지보수부문의 매출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에 승강기 판매량 감소에 따른 타격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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