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노 음악의 역사를 다시 쓰는 중국의 젊은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 윤디 리, 6년 만의 단독 리사이틀이 내달 15일과 18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윤디 리는 2000년, 세계 최고 권위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5년간 공석이었던 1위 자리를 최연소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거머쥐며 전 세계 클래식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윤디 리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음악인이다. 음악 경력은 네 살 때 아코디언을 배우면서 시작됐다. 그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은 1년 뒤 충칭 아코디언 대회에서 1등 수상을 함으로써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일곱 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열 여덟 살 되던 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4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쇼팽 콩쿠르 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쇼팽 콩쿠르는 아르헤리츠, 폴리니, 치머만, 당 타이손, 부닌 등 걸출한 피아니스트를 수상자로 배출하며 세계 음악의 흐름을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은 대회다.
이후 윤디 리는 중국 클래식 음악의 역사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1년 세계적인 음반사인 도이치 그라모폰과 전격 계약하며 일곱 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미국 데뷔 무대에선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또 2004년 4월 북미 데뷔 리사이틀 투어 공연을 마쳤는데 보스턴, 밴쿠버,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공연은 매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의 이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07년 5월 중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마에스트로 세이지 오자와와 같이 라벨 피아노 협주곡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리코딩하기도 했다. 이에 당시 뉴욕타임스는 “강하며 열광적이고 위압적인 프로코피예프 협주곡이야말로 그에게 이상적”이라고 평한 바 있다.
이번 국내 공연은 윤디 리의 지난 수년간의 업적을 정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쇼팽 전문가로서 확실한 저력을 가지고 있는만큼 국내 공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업계에선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쇼팽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쇼팽 전문가라는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그는 이번 국내 공연에서 쇼팽을 필두로, 모차르트와 슈만 등 매력을 보여줄 다양한 레퍼토리를 준비하고 있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