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유통망 통합 효과 크다

 통신업계에 유·무선 유통망 통합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인터넷(IP)TV 등 대표 유선상품의 이동통신 대리점 판매가 전체 신규가입자의 20%를 넘어서는 등 유통망 교차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 텔레마케팅에 의존했던 유선 상품 판매 패턴이 변화하면서 비용절감 및 결합상품 판매 촉진 효과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KT·SK·LG 등 통신그룹별로 본격 유선과 무선 유통망을 통합한 후 이통 대리점에서 유선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KT그룹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KTF 대리점에서 KT의 메가패스·메가TV·와이브로 등 유선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이래 6개월만에 유치한 가입자가 총11만명에 이른다. 이 기간 와이브로 전체 신규가입자 9만여명 중 20%가 넘는 2만1000여명을 KTF 대리점에서 유치해 가장 높은 효과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메가TV, 네스팟 역시 5∼10% 정도 신규 가입자가 이통 대리점을 통해 가입했다.

SK그룹에서도 지난 2008년 결합상품(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SK텔레콤의 이동전화) 누계 가입자 23만 중 SK텔레콤 대리점 가입자가 16만명으로 집계됐다. 70%에 가까운 수치다. LG그룹 역시 LG텔레콤 대리점에서 LG파워콤 초고속인터넷 ‘엑스피드’에 가입한 고객이 2만5000여명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유선상품 판매 패턴 변화의 ‘서곡’으로 보고 있다. 텔레마케팅 중심이었던 유선상품 판매가 대리점으로 확대되면서 일단 비용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 면대면 설명과 체험을 통한 판매가 늘어 추가로 상품을 판매하는 효과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점에서 전문가가 상품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면서 결합상품 판매도 촉진되고 있다”면서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효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사업자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텔레콤이 대리점에 전문인력을 배치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유통전문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LG그룹은 이마트, 홈플러스 등과 제휴해 체험존을 설치하는 한편 우리은행 지점에서도 ‘myLG070 무료체험존’을 만들었다.

업계 전문가는 “유통망을 공유하면서 기대했던 효과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 결합상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유통비용 절감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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