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더 이상 폭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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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들어 LCD 패널 시장이 ‘가격 속락’이라는 긴 고통의 터널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특히 모니터용 LCD 패널 가격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던 지난해 5월 이후 처음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온 전 세계 패널 업체의 대규모 감산 효과에다 급격한 재고 조정의 영향에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LCD 패널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점치기는 이르지만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청신호로 여겨진다.

◇가격 하락 스톱=5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노트북PC·모니터·TV 등 대형 LCD 패널 평균 가격은 이달 초 들어 지난해 말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연중 최대 비수기인 1월에 대형 LCD 패널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기는 이례적이다. 특히 19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LCD 패널 평균 가격은 전달보다 1달러 오른 60달러를 회복했다. 폭락세가 가장 컸던 모니터용 LCD 패널 가격이 7개월 만에 상승 반전한 것은 지난 연말 ‘재료비’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노트북PC·TV용 패널 가격도 지난해 하반기 내내 이어졌던 하락세를 마침내 멈췄다. 13.3·14.1·15.4인치 노트북PC용 LCD 패널 가격은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TV용 패널 가격도 32∼46인치대에 이르기까지 역시 동일한 가격대로 고른 안정세를 보였다. 반면에 PDP 모듈 가격은 수요 침체에다 LCD 패널 가격 하락의 여파로 5% 안팎의 내림세를 기록했다. 휴대폰·DVD·넷북 등 중소형 LCD 패널 가격도 많게는 16% 이상 급락세를 이어갔다.

◇감산 효과와 삼성의 배수진=대형 LCD 패널 가격이 일시적이나마 안정세를 되찾은 것은 더 이상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수준에 달했기 때문이다. 모니터용 패널을 필두로 노트북PC·TV용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말 사실상 원가 이하로 내려갔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년 이상 지속된 패널 업체들의 강도 높은 감산과 재고 조정의 영향이 서서히 가시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주목할 대목은 전 세계 LCD 패널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이번 가격 안정세를 주도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델·HP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는 모니터용 LCD 패널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안현승 디스플레이서치 사장은 “(삼성전자가) 재고도 거의 털어낸 상황에서 더 이상 원가 이하로는 팔지 않겠다는 뜻에서 가격 회복을 주도한 것”이라면서 “공멸을 막기 위해 1위 업체가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 전반에 확산될 긍정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황 반전의 신호?=단기적으로 LCD 패널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LCD 패널 업체들의 가동률과 재고가 워낙 바닥 수준인데다, 지속적으로 가격 경쟁을 벌이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AUO·CMO·CPT 등 대만 패널 업체와 중국의 군소 패널 업체는 가뜩이나 떨어진 가동률에 ‘춘절’ 연휴를 앞두고 1월 한 달은 사실상 개점 휴업이나 다름없다. 수요가 갑자기 회복되더라도 공급 물량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의 가격 안정화 움직임에 나머지 패널 업체들이 동참하지 않을 경우가 변수다. 안 사장은 “나머지 패널 업체들이 가격 안정에 가세하지 않으면 단기적으론 좋을지 몰라도 결국 같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계절적 수요가 살아나는 2분기 이후 전 세계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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