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포트]포털의 디지털 지도 분석

 #1. 대학생 황보미씨(27)는 올해 7월 호주로 한 달간 여행을 다녀온 후 포털의 디지털지도 서비스에 접속했다. 자신이 머물렀던 호주 해안의 여기저기를 찾아보며 호주 여행의 감흥에 다시 빠졌다.

디지털 지도업계의 ‘방랑객’을 잡기 위한 포털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구글, 야후, 다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이른바 ‘별들의 전쟁’이다. 1990년대 말, 지역 검색서비스로 시작해 초라한 필모그래피만 남기고 사라졌던 전자지도 서비스가 2000년대 이르러 대형 포털사이트를 등에 업고 여러 가지 기능으로 무장한 채 디지털지도로 귀환했다. 포털들의 디지털지도 서비스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렀으며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알아본다.

◇쑥쑥 올라가는 해상도 = 구글 어스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전 세계에 최대 50∼60cm급 고해상도 위성 지도를 제공한다. 그러나 구글코리아에서 정식으로 론칭해 우리나라에 서비스되는 지도는 1∼2m급이다. 디테일한 공간을 보려면 구글닷컴으로 접속하는 것이 좋다. 야후는 60cm급 위성사진을 서울, 경기지역 및 6대 광역시에 한해 제공하고 있다. 또 2m급 위성지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위성지도에 버스정류장 등 지역기반 정보, 실시간 교통 정보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지도도 1m급으로 해상도를 높였다.

다음 스카이뷰는 디지털 항공사진으로 촬영해 50cm급의 고해상도가 가능하다. 항공사진의 특성상 촬영 높이가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최대 25cm급 해상도를 자랑하는데 이는 구글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MS 버추얼어스는 위성사진은 ‘오블리크’라고 부르는 비행기에서 지상을 45도 각도로 촬영한 항공사진을 지도에 겹쳐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해상도는 구글과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등의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고해상도를 제공하지 않는다.

◇3차원으로 실감나게 = 디지털 지도 서비스의 백미는 3차원(D) 공간정보다. 포털사들은 사진과 지도를 결합해 누리꾼들을 시각적으로 만족시켜 자사의 웹에 잡아두려고 노력한다. 이는 디지털지도 기술력의 방증이다. 포털 간 치열한 기술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구글은 구글 맵스로 일반지도와 항공사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지도를 제공하고 있다. 3D의 생생한 화면에 다양한 지도 정보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정식으로 서비스하고 있지 않지만, 구글닷컴에서는 만나볼 수 있다. MS 버추얼어스는 경사 사진인 버드아이뷰(Bird’s Eye View)로 색감과 텍스처가 선명한 3D 도시 모델을 제공한다. 구글이 측량전문회사의 3D 모델을 구입하거나 누리꾼들의 자발적인 3D 모델 제작의 힘을 빌려 사이트를 구축하는 반면에 MS는 프로 개발자들을 고용해 일관적으로 3D 모델을 제작하고 있어 성능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앞선다. 야후는 이용자가 원하는 생활지리정보를 클릭하면 그 지역의 3D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지도의 상세한 정보와 함께 위성지도의 입체감 있는 영상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하이브리드 지도도 제공 중이다. 다음은 모든 서비스가 화려한 3D 입체 기술 기반이다. 항공사진인 스카이뷰와 실제 거리사진인 스트릿뷰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매시업으로 풍성하게 = ‘매시업’ 때문에 포털들이 디지털지도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시업이란 디지털지도를 이용해 필요한 서비스와 콘텐츠만 모아 새로운 웹 서비스를 만드는 기술이다. 향후 디지털지도는 매시업을 거쳐 위치기반 정보로 재편돼 기업에 수익성을 안겨줄 킬러앱이 된다.

구글은 업계 최초로 별도의 프로그램 다운 없이 웹상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했다. 구글 맵 API가 공개되면서 주유소 가격 정보, 쇼핑 정보, 교통 정보 등의 정보와 결합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만 지원한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드라마촬영지나 독립영화관을 소개하는 이미지가 구글맵과 매시업되면서 가공된 정보로 재탄생하고 있다.

야후는 업계 최초로 지오코딩(geocoding)기능을 개발, API가 유연하고 개방돼 있다. 최근에는 참좋은여행과 제휴해 여행 정보 서비스인 야후 글로벌 거기에서 세계 각 지역의 여행상품, 항공권 정보 등을 지도와 함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MS는 문서화가 잘돼 있고 샘플사이트 구축이 훌륭하며 상세한 건물 이미지를 제공한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매시업을 위한 성능은 비교적 낮아 활용성이 저조한 편이다. 다음은 곧 API를 공개해 일반 누리꾼들의 활용을 독려할 계획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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