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기축통화 만들기 본격 나서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도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위안화 기축통화 만들기에 본격 나섰다.

중국 국무원은 24일 상무회의를 열고 위안화를 국제통화로 만들기 위한 제1단계 조치로 인근 교역 상대방과의 무역거래에서 시범적으로 위안화를 사용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주장삼각주 및 창장삼각주와 홍콩특구, 마카오특구 기업들 간의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결제가 처음으로 허용된다. 또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 회원국들도 중국 광시장족자치구 및 윈난성과의 무역거래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허용 시기와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비록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한 시범사업에 불과하지만 중국 정부가 또 다시 중대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최근 몇년 동안 아세안, 홍콩, 마카오와의 교역 규모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중국과 이들 지역과의 교역 규모는 중국 전체 교역액의 20%인 4027억달러에 달했다. 따라서 중국이 아세안과 홍콩, 마카오와의 무역거래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게 되면 아시아 전역에서 위안화 거래가 크게 늘어나면서 위안화는 아시아에서 일정 부분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릴 전망이다.

기축통화를 향한 위안화의 첫 걸음은 지난 12일 한·중 통화스왑에서 시작됐다. 한·중 양국은 통화스왑 협정을 체결하면서 기업 결제자금으로 위안화의 활용도를 높이기로 합의했다. 당시 바수쑹 중국 국무원 금융연구소 부소장은 한·중 통화스왑을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첫 걸음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펑싱윈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박사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제무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화폐화 하겠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실질적인 의의가 있는 조치”라고 말했다.

앞으로 동남아는 물론 동북아 등 아시아 전역에서 무역거래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는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위안화 국제화는 러시아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반해 앞으로 달러화의 국제통화 기능은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저우샤오촨 중국인민은행장은 지난 16일 “미국 달러화는 내년 이후 안정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우 행장은 “미국이 앞으로 달러화를 마구 찍어낼 가능성이 높아 가까운 시일 안에 달러화 자산의 평가절하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위안화를 달러화나 유로화에 필적하는 국제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한 최대 장애는 태환성이다. 기업들이 위안화를 자유롭게 태환하기 위해서는 은행에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투자자들도 위안화를 자유롭게 사거나 팔 수가 없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달러화의 기축통화 자리를 빼앗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후속 조치는 위안화의 태환성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 전문가들은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고수하려는 미국과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탈환하려는 유럽과 일본, 중국의 총성 없는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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