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샤프 생산라인 가동 중단, LCD 시장도 구조조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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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자존심인 샤프가 LCD 패널 시황 악화에 따른 부진을 벗어나지 못해 자국내 LCD 패널 라인 일부의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세계 5위권 LCD 패널 업체인 샤프가 LCD 라인을 가동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AUO·CMO·CPT 등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이 가동율과 실적이 바닥에 떨어진데 이어, 샤프마저 수세로 돌아서면서 새해 LCD 패널 시장은 급격한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샤프는 최근 전세계 휴대폰·노트북 수요 침체에 따라 자국내 2개의 LCD 패널 라인을 내년 3월까지 가동 중단하고, 300명의 계약직 직원을 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멈추는 라인은 지난 1990년대말 가동된 중소형 패널 공장이다. 최근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파나소닉의 LCD패널 자회사인 ‘IPS 알파 테크놀로지’도 이달부터 내년 1월에 걸쳐 큰 폭의 감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만 LCD 패널 업체들도 출하량이 격감하자 지난달부터 일부 라인들의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대만 AUO와 CMO는 5세대 LCD 패널 라인 각각 1개씩 가동을 중단시켰다. CPT도 4세대 라인 2개중 1곳의 가동을 멈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만 패널 업체들의 가동율이 추락하면서 우리나라 LCD 패널 업체들과의 양산 경쟁서도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지난해 3분기 47.5%에서 올 3분기에는 43.5%로 빠졌다. 이 기간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39.7%에서 43.8%로 뛰어올랐다. 4분기에는 대만의 점유율이 더 떨어진 42.7% 수준에 그치고, 한국은 44.5%로 그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비교적 사정이 나은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나머지 대만·일본 LCD 패널 업체들은 사실상 ‘서바이벌 게임’에 직면한 셈이다.

가동율 급감이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경우 그 여파는 상당 기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대만·일본 LCD 패널 업체들의 어려움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생산 라인을 한번 멈추면 다시 가동하기 위해 적어도 두달 이상 걸린다. 대만 LCD 패널 업체들의 경우 대만 정부가 합병이나 자금 지원 등 직간접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제혁 디스플레이뱅크 이사는 “샤프의 중소형 라인 가동 중단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대만 패널 업계의 어려움은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지금 알려진 라인 가동율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국내 LCD 패널 업체들의 일부 라인 가동 중단 가능성도 점치고 있으나, 대만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연말연시 열흘 정도 사업장 휴가를 검토중인 것은 실질적인 감산 효과를 위한 뜻도 있다”면서 “우리 업체들은 양산 능력 1위의 자존심도 있어 대만과 비교한다면 말 그대로 ‘생산량 조절’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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