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대회의 하나인 브리티시 오픈과 시즌 최고액의 상금이 걸린 ADT 챔피언십 대회에서 우승한 신지애 선수의 골프백을 들여다보니 롱 아이언 대신 하이브리드 아이언 클럽이 들어 있었다는 사실이 신문지상에 보도됐다.
본 칼럼에서도 하이브리드 아이언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두 달 전에 다룬 적이 있을 정도로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상식이 된 지 이미 오래다.
신지애 선수 덕분에 하이브리드 아이언이 또 한 번 각광을 받게 되어 내년 봄부터는 많은 골퍼가 긴 거리의 샷을 편하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이브리드 아이언은 롱 아이언을 대체하는 신무기다.
보통 아이언 3번과 4번을 대체한다. 3번 아이언을 대체하는 하이브리드 아이언은 로프트가 19∼21도, 클럽의 길이는 일반 3번 아이언에 비해 0.5인치 정도 길다.
하지만 페어웨이 우드에 비해서는 3인치가량 짧다. 날아가는 거리는 3번 아이언보다 10m쯤 더 되지만 같은 로프트를 가진 5번 페어웨이 우드에 비해서는 20야드 이상 짧다.
3번 아이언과 5번 우드의 중간쯤 되는 스펙을 가진 것이 하이브리드 아이언이다.
이 정도면 상식적으로 봐도 그저 중간을 가는 클럽에 불과한데 왜 신문, 잡지에서 하이브리드 아이언을 향한 칭송이 대단하며 프로 선수들은 왜 그리도 하이브리드 아이언을 좋아하게 됐을까.
하이브리드 아이언의 가장 큰 장점은 에러가 없는 클럽이라는 것이다.
헤드가 고구마처럼 둥그스름하게 생겨 웬만해서는 뒤 땅을 칠 일이 없다. 또, 클럽의 길이가 짧아서 정확하게 때려낼 수 있다. 페어웨이 우드의 고질병인 뒤 땅과 OB가 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날아오르는 탄도 역시 아이언과 우드의 중간 정도가 되기 때문에 맞바람이 부는 날에도 페어웨이 우드에 비해 제거리를 보낼 수 있다.
나는 3, 4번 아이언을 과감히 없애버리고 하이브리드 3, 4번으로 바꿨다.
그러자 갑자기 스코어가 좋아지는 것이 아닌가. 특히 거리가 길어서 스코어가 잘 안 나왔던 천안 상록, 기흥 서북코스, 레이크사이드 남코스 등에서 평균 다섯 스트로크가 줄어들었다.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 이후 내 주위에 계시는 분들에게 하이브리드 아이언으로 바꾸시라고 은밀히 권유를 한다.
은밀히 권유를 하는 이유는 내 적군이 이 말을 듣고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바꿀까 봐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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