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신용보증기관에 보증을 투자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보증을 바탕으로 은행 대출을 받은 후 만기시점에 보증기관 투자자금을 대출과 상계처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신용보증기관 입장에서는 우수업체에 대한 투자 기회를,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확보 기회가 마련된다.
30일 관련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기업에 보증 후 만기에 이를 투자로 전환하는 ‘투자 옵션부 보증상품’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의원입법을 통해 관련 법(신용보증기금법·기술신용보증기금법)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회 일정으로 정확한 시행시점을 알 수 없지만 가능하면 이른 시일내 시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측은 이번 정기국회에 관련법 통과를 희망하고 있지만 시기적으로 내년 상반기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보인다. 법이 개정되면 시행에는 3개월이 필요하다.
이번 상품 개발 배경에는 새로운 상품 출시 필요성과 함께 기존 양 신용보증기관이 펼쳐왔던 보증연계투자가 벤처캐피털 업체 등 민간업체와 업무상 중복된다는 지적 때문이다. 신·기보 양 기관은 지난 2005년부터 우량 보증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투자를 펼쳐 왔으며 이에 대해 벤처캐피털업계 등은 민간 영역이라며 불만을 나타내 왔다. 감사원도 이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번 상품은 기존 보증이용 업체에는 적용이 안되며 내년 법 시행 후 관련 상품이 별도로 판매될 예정이다.
신용보증기관들은 이 상품이 자금 회수 및 수익성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신용보증기관들은 재정 자립성 확보 필요성이 많이 제기돼 왔다. 김용환 기보 이사는 “기업들에게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동시에 보증한 기업과 신용보증기관이 성과를 공유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벤처캐피털업계는 이번 상품에 대해서도 또 다른 투자일 뿐이라며 불만을 보이고 있다.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무는 “보증기관은 보증 업무에만 충실해야지 왜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투자업무에 나서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보증연계투자는 올해 수준에서 집행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감사원 지적 등으로 중단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금융위는 최근 투자 옵션부 보증상품이 개발될 때까지는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투자 옵션부 보증상품이 개발된 후 차츰 보증연계투자를 투자옵션부 상품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신보와 기보 두 기관의 보증연계투자 목표치는 각 100억원이었으며 신보는 100억원, 기보는 90억원 가량을 집행할 계획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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