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 노력은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단일 주파수를 활용해 전국에 지상파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전송 방식인 ‘단일주파수망(SFN:Single Frequency Network)’ 기술이다.
현재 국내의 라디오·TV 등 방송 서비스는 똑같은 프로그램을 동시에 방송하기 위해 송신소(방송국) 및 중계소(방송보조국)마다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다. 같은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방송을 송출할 경우 주파수 혼신 현상으로 방송을 제대로 수신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가시청 구역마다 채널을 바꿔 송출해야 하는 이 같은 구조가 ‘복수주파수망(MFN:Multi Frequency Network)’이다. MFN을 통해 방송신호를 전송하면 동일 주파수 간섭이 없는 원거리 지역을 제외하고는 같은 주파수를 재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주파수 이용 관점에서 비효율적이다. 전국적인 방송을 위해 수백개의 송신소가 설치되는만큼 많은 주파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바로 SFN이다. SFN은 MFN과 비교되는 개념으로 모든 송신소에서 동일한 주파수를 통해 방송 서비스 구역을 이루는 방식이다. 여러 개의 송신소가 SFN을 통해 방송신호를 전송하면, 근거리 지역에서도 같은 주파수를 다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주파수 이용 효율이 대폭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즉 적은 수의 채널로도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는 말이다.
SFN은 주파수 이용 효율이 높은 다중 반송파 변조 방식의 하나인 ‘직교주파수 분할다중(OFDM)’ 방식에서 쉽게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OFDM 전송기술을 기반으로 설계된 유럽의 ‘DVB-T’ 방식이나 일본의 ‘ISDB-T’ 방식에서는 인접 가시청 구역에서 같은 송신 주파수를 사용하는 SFN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등 미국식 디지털 전송방식(ATSC)을 채택한 국가는 기술적 문제로 인해 전국 단일주파수망을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ATSC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SFN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국내는 물론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ATSC 방식에 SFN 적용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보다 적은 주파수 자원을 활용해 넓은 지역에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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