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통신 기업으로, 통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물론이고 IT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절대적이다.
KT 신임사장으로 어떤 인물이 취임하는지에 따라 KT가 통신 맏형으로 우리나라 IT 산업 발전을 견인할지, 아니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지 판가름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T 신임사장의 임무가 막중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KT 신임사장이 사실상 내정됐고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의 후보 선출은 요식적인 절차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임사장으로 현 정권의 코드 인사나 정치권 인물이 낙점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KT 사추위는 이를 의식한 듯 신임사장 조건으로 ‘KT의 혁신과 비전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적시했다.
KT 신임사장은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걸맞은 전문 경영능력과 안목을 겸비한 전문가 중에서 선임돼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방송과 통신 간 융합이라는 기술과 시장 흐름을 꿰뚫고 한발 앞서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성과 통찰력은 KT 신임사장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기본이라는 게 중론이다.
‘검증된 전문성을 확보한 전략가’가 아니면 3만5000여명에 이르는 KT라는 거대 조직을 이끌고 장악하는 강력한 리더십 발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대표적 규제산업인 통신의 특성을 감안, 정부 및 시장과 상충되는 KT의 이해관계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관철할 수 있는 ‘합리적 조정력’도 전문성만큼이나 중요한 조건으로 대두된다. 성장정체에 시달리는 KT가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기 위해 신임사장은 ‘경험과 연륜’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또 우리나라 통신 기술의 세계화 및 KT의 지속가능한 성장·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남다른 ‘국제적 감각’도 신임사장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으로 손꼽힌다.
이 외에도 노사 화합을 일궈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며, 부패의 유혹을 과감하게 떨칠 수 있는 청렴성을 갖춰야 한다는 게 KT 내외의 요구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최고경영자의 중도하차로 인한 위기상황일수록 조직 안정화 등을 위해 KT 내부를 잘 아는 인물이 사장으로 선임돼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제 이 같은 요건을 갖춘 인물을 KT 신임사장으로 뽑는 일은 사추위의 손에 달렸다. 그간 쏟아져나온 항간의 소문과 추측을 배제함은 물론이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낙하산’ 인사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은 전적으로 사추위의 몫이다.
KT 사추위는 무엇보다 법률적으로 ‘민영기업’인 KT 신임사장 선임이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정략적’ 혹은 ‘정치적’으로 이뤄지거나 ‘특정 인맥’에 의해 결정됐다는 등의 논란에 휘말려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게 업계의 요구이자 바람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신임사장에 선임된 사람에게, 장기적으로는 KT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KT 신임사장 선임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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