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영상물 등급 보류는 위헌"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비디오물 등급분류 보류제도’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선정성과 폭력성 등을 이유로 등급분류를 보류, 일정기간 유통을 금지할 수 있는 구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관련 조항에 대해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성인영화 제작사 대표 이모씨는 지난 2002년 성인 비디오를 제작해 등급분류를 신청했지만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음란성을 이유로 등급분류 결정을 하자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낸 후 위헌심판제정을 신청했다.

 구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법은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등급분류를 할 때 선정·폭력성 등이 인정될 때 충분한 내용 검토를 위해 3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등급분류를 보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헌법은 모든 국민이 언론·출판의 자유를 가지며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등급분류 보류는 실질적으로 행정기관에 의한 검열에 해당하기 때문에 언론·출판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는 헌법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헌재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영상콘텐츠업계는 표현의 자유를 늘리는 조치라며 환영했다.

 김봉석 영화평론가는 “당연히 이런 쪽으로 결정이 나야 했다”며 “영상물을 볼지 말지 자율적으로 정할 권리가 관객에게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지명혁 위원장은 “충분히 예상됐던 결과로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며 “영등위는 이미 영화 제한상영가 등급 문제와 맞물려 제도개선위원회를 통해 개선 방향을 연구해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 위원장은 “당장 심의를 계속해야 하는데 1개 등급이 없어져 버리는 것이므로 내년 2월 개정안 입법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강두한 아트서비스 홈비디오사업 차장은 “검열이란 저작권자 입장에서 부정적인 것이고 보류가 사라진다는 것도 좋은 일”이라면서도 “업계에서 보류 제도를 통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을 조율해온 부분도 있는데 앞으로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헌재는 1996년 영화와 음반, 올 6월 TV방송광고에 대한 사전심의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했으며 올 7월에는 영화 ‘제한상영가’ 등급 분류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렸다.

김순기기자 soon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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