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통신사업자들의 해외 진출이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 막연한 투자로 대어(큰 시장)를 노리기보다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에 진출해 ‘열 아들 안 부러운 딸 하나’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론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중국과 미국에서 사실상 직접적인 통신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고 베트남 등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 크기만을 고려한다면 이들 국가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맞지만 성장 가능성, 3세대(G) 이통 등 새로운 서비스를 고려할 때 오히려 신흥 개발도상국이 알짜 시장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 ‘S폰’에 마케팅을 집중한 결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폰 가입자의 경우 지난 9월 말 기준 552만명을 돌파, 연초 제시했던 가입자 목표인 500만을 가뿐히 넘어섰다.
SK텔레콤은 경제 위기를 맞아 당분간 이런 전략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베트남에서는 향후 3G 사업권 참여를 위한 준비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규빈 SK텔레콤 전무는 지난 28일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최근 전 세계 경제 환경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을 고려해 해외사업 추진을 더욱 신중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T 역시 극동지역 및 중앙아시아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KT는 2000년대 들어 중국 안위성, 북미(멕시코 등) 지역에서 통신서비스 제공을 모색했지만 모두 접은 경험이 있다. 이제 이런 문어발식 확장은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러시아 이통 사업자 ‘NTC’를 집중 육성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 3900만달러를 달성하고 가입자 117만명(8월 말 기준)을 달성, 연해주 지역 이통 1위 사업자로 부상했다.
KT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신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지난 6월부터는 연해주 및 극동지역을 대상으로 고정형 와이맥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모바일 와이맥스(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KTF 역시 말레이시아 지역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다. 지난 4월 ‘U모바일’을 론칭한 KTF는 연말까지 50만 가입자를 달성할 계획이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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