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닝 요약본 검색` 美 출판 혁명 예고

　‘구글발’ 출판 혁명이 예고됐다.

　29일 비즈니스위크·AP 등은 구글이 도서관 책을 스캐닝해 공개한 것과 관련 미 작가조합과 출판사업자협회 간의 3년 분쟁이 타결됐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반인들도 유명 도서관이 소장한 책 요약본을 온라인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게 되는 등 서적 유통 방식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또 절판된 책이 다시 팔리는 부수적인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이 문제였나=구글이 미국 유수 도서관이 소장한 책을 스캐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구글은 전 세계 도서관 책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른바 ‘구글 프린트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에 대해 미국작가조합과 출판업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허가없이 무단으로 책을 스캐닝하는 것은 광범위한 저작권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책 요약본이나 견본 페이지만 보여주기 때문에 저작권 위반이 아니다”며 “많은 독자들이 책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출판업자에게도 오히려 이익”라고 맞섰다.

　◇어떻게 분쟁 해결했나=이번 분쟁은 구글이 원고에게 일부 보상하고 새로운 저작권 기관을 설립하는 것으로 해결됐다. 구글은 작가조합과 출판업자에게 변호사 비용 등으로 1억2500만달러를 제공키로 했다. 이중 3000만달러는 스캐닝한 책을 등록하는 비영리기관(Book Right Registry)을 설립하는 데 쓰인다. 개인들은 이 등록기관을 통해 책 요약본을 무료로 볼 수 있으며, 책 전체를 구매할 수도 있다. 대학이나 사설 도서관 등 기관의 경우, 등록기관에 일정 회비를 납부하고 전체 책을 온라인으로 받아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발생한 수익 배분 비율도 확정됐다. 등록기관의 제반 비용을 제외한 수익에 대해서는 구글과 작가·출판업자가 각각 37대 63으로 나눠 갖는다.

　◇21세기 저작권 문제 5부 능선 넘었다=미 작가조합 폴 에이큰 국장은 “미국 출판 역사상 가장 큰 계약”이라며 “이제 독자들이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백만권의 책을 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출판업협회 리처드 사노프 공동 회장은 “매우 혁명적이며 21세기 적 해법을 도출했다”면서 “특히 새로운 비영리 등록 기관은 정당한 저작권자의 데이터베이스 역할, 수익을 나눠주는 역할, 각종 분쟁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P도 지난 수년간 구글이 봉착했던 수많은 저작권 소송 중 큰 부분을 해결했다며 앞으로 남은 가장 큰 저작권 분쟁은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제기한 구글의 유튜브에 제기한 10억달러 소송이라고 보도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