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지털TV 세계시장 진출 10년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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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디지털TV(DTV)’를 세계 시장에 출시한 지 내달로 10년을 맞는다.

 삼성전자 측은 “11월은 삼성이 디지털TV가 나온 지 꼭 10년이 되는 달”이라며 “1998년 디지털 시험 방송을 앞둔 미국을 겨냥해 출시한 프로젝션 형태의 일체형 모델이 삼성의 1호 디지털TV”라고 밝혔다.

 1990년대 후반 국내는 디지털TV라는 용어조차 생소한 시절이어서 삼성은 가장 디지털방송이 빠른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에 착수했다. 지금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TV 세대 교체’가 끝났지만 당시 삼성은 무려 10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쳐 디지털TV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989년 미국 뉴저지 연구분소인 ‘AML(Advanced Media Lab)’에서 HDTV 개발을 시작해 1997년 ‘DTV 수신 칩’을 제작했으며 1998년 1월 미국 CES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DTV를 전시했다.

 삼성은 개발 기간 동안 당시로는 천문학적 액수인 500억원을 연구개발비에 쏟아 부었으며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만도 600여명에 달했다. 1998년 제품이 나오기까지 관련 특허 1500건을 출원했고 특히 자체 기술로 확보한 ‘MPEG2’와 관련해서는 지금도 꾸준히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다.

 1998년 개발에 성공해 경기도 수원에서 생산한 DTV 8대를 워싱턴·뉴욕 등 미국 8대 도시에 시범 설치했고 때맞춰 미국 정부는 존 글렌 상원의원을 태운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발사 장면을 8개 도시에 삼성 DTV로 생중계했다. 이어 삼성은 11월 중순 세계 최초로 일체형 DTV 55인치 프로젝션(HCJ551W)을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당시 대당 가격은 7999달러였다.

 삼성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소니 등 글로벌업체를 제치며 DTV 시장에서 ‘기선’을 잡았다. 2006년 전 세계 TV 시장에서 판매 수량 1위에 오른 이후 ‘TV 제왕’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승승장구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 것.

 LCD TV 시장에서도 2006년 620만대, 시장 점유율 13.5%로 판매량 1위에 오른 이후 2007년 126억달러를 올리며 매출 기준으로도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1338만대에 이어 2008년 상반기에만 900만대를 팔면서 올해 2000만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체 TV 시장에서도 2006년을 기점으로 매출과 판매량 1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TV 생산 거점도 글로벌화에 성공했다. 1970년 11월 수원 사업장에서 산요 흑백TV를 시험 생산한 이후 올해 9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러시아 보르시노 공장까지 12개국에 14개 TV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측은 “TV 왕국으로 불렸던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TV업체로 성장한 데는 디지털TV가 큰 역할을 했다”며 “결국 경쟁업체보다 앞서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가 지금의 삼성 TV를 있게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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