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기록은 단지 과거의 사실을 확인하거나 참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를 설계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소중한 ‘정보자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국가의 기록관리 역량은 한 국가의 문화적 성숙도와 향후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우리나라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기록문화 강국이다. 삼국시대부터 비롯된 기록문화 전통은 숱한 역사적 고난 속에서도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면면히 계승됐다. 지금 이 기록물들은 우리 한국인의 정신적 자산이자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찬란했던 기록문화의 전통이 단절되고 수많은 기록이 산실되거나 해외로 무단 반출됐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과제는 찬란한 기록문화를 올바르게 계승하고 이를 현재 상황에 맞게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기록은 생산 못지않게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보존·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해인사 장경판전은 우리 선조들의 보존관리 과학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해인사 장경판전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8만대장경을 보관하는 건물이다.
이 건물은 대장경판 훼손 방지를 위해 칸마다 크기가 서로 다른 창문을 설치했고 흙바닥 속에 숯과 횟가루, 소금을 모래와 함께 차례로 넣어 알맞은 습도를 유지하도록 건축됐다. 부식과 충해를 방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실시했던 조선왕조실록에 대한 포쇄작업은 기록물의 엄격하고 과학적인 보존관리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종이기록물이 최첨단 IT를 활용한 전자기록으로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기록물의 보존관리도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록보존관리도 IT분야를 포함한 여러 산업이 연관된 복합적 성격을 지니게 됐다.
이번 ‘기록엑스포 2008’은 한국 기록관리산업의 좌표를 확인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정보교류를 목적으로 개최되는 산업전이자 기록관리의 중요성을 공유하는 교육의 장이다. 이를 통해 국가의 중요한 기록문화유산의 보존기술과 전자기록·시청각기록·보존시설 분야 등 관련 산업동향을 교류해 현재의 기록관리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찬란한 기록전통과 최첨단 기록관리기술을 결합해 ‘기록문화’를 국가대표상품으로 자리 매김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기록문화’를 우리의 대표적 국가브랜드의 하나로 육성해 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기록관리 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기록관리 제도와 의식을 개선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 확대와 효율적 정보자원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 추진하고 국내 기록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경주할 계획이다. ‘기록엑스포 2008’을 통해 기록문화의 중흥과 발전을 위한 우리 모두의 공감대가 모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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