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ET클럽회원사를 찾아서- 대현에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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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현에스티(대표 심춘택)는 지난 1993년 설립 이래 줄곧 산업용 테이프만을 연구하고 생산해온 전문 중소기업이다.

 과거 외산 일색이던 전자 산업용 특수 테이프 시장을 국산화하는 데 적잖게 이바지했다. 지난 15년간 30여 기술을 집약해 인쇄회로기판(PCB)·반도체 제조용 테이프, 디스플레이·휴대폰용 테이프, 전자파 차폐 테이프 등 총 500가지가 넘는 테이프를 생산했다. 국내 업체 중 가장 폭넓은 제품군을 가진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PCB 보호용 마스킹 테이프는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압도적인 제품력을 보유했다. 과거 미국 3M 등 외산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산업을 되찾아온 셈이다. PCB 보호용 마스킹 테이프는 표면실장(SMT) 작업 시 칩과 PCB 사이에 이물이 묻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SMT 작업 도중 발생하는 열에 녹지 않아야 한다. 최종 공정 후 점착제를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떨어져야 한다. 이 회사 제품은 최고 280도까지 견딜 정도로 열에 강해 작업 과정에서 불량률을 최소화해준다.

 백라이트유닛(BLU)용 프리즘필름 성형에 쓰이는 특수 테이프도 고객사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확한 점착력으로 프리즘필름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덕분이다.

 최근에는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용 방열테이프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LED는 조명기구가 열을 제때 발산하지 못하면 휘도와 수명이 급속도로 저하된다. 시중에 판매되는 LED 조명은 LED 칩과 방열기 연결부분에 겔 혹은 그리스 타입의 점착제를 사용해 둘을 이어준다. 사용기간이 늘어나면 액체 소재가 기화하면서 조명 내부에 이물이 쌓인다. 역시 조명 수명에 치명적이다. 대현에스티가 개발한 특수 테이프는 LED 칩과 방열기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면서도 실시간 열을 발산한다. 점착제 기화로 인한 제품 오염 걱정도 없다. 박준홍 연구소장은 “최근 LED 조명 시장이 열리면서 신규 제품에 기대가 높다”며 “조명뿐만 아니라 LED를 사용하는 모든 휴대 기기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제품이 연이어 시장의 주목을 받으면서 고객사 저변도 넓어졌다. 국내 굴지의 전자업체는 물론이고 유럽·일본·동남아 등 해외 시장으로 진출도 활발하다. 2003년 16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10억원으로 두 배가량 뛰어올랐다. 국내 산업용 테이프 업계에서 독보적 규모다.

 대현에스티가 이처럼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적시에 출시할 수 있는 것은 꾸준한 연구개발 노력 덕분이다. 업계에서 드물게 영업이익의 30% 가까이를 매년 신제품 개발에 쏟아붓는다. 일찌감치 품질경영시스템 인증(ISO 9002) 및 국제환경규격(ISO 14001)을 획득했다. 박준홍 연구소장은 “첨단 전자기기 생산에 필요한 모든 테이프를 공급하는 게 목표”라며 “그동안 외국에서 수입해오던 제품들을 국산화했다는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박준홍 대현에스티 연구소장

 “산업용 테이프 전문업체들 중 연구개발 부서와 품질관리 부서가 완전히 독립된 형태로 운영되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타사와 차별화된 품질은 이처럼 엄격한 관리 시스템에서 비롯됩니다.”

 박준홍 연구소장은 대현에스티 품질경쟁력 비결로 내부 관리체계를 꼽았다. 품질관리 인력이 연구개발 쪽과 분리됐돼 있다. 품질검사 시 서로 편의를 봐주는 등 감정이 개입될 소지가 전혀 없다. 그만큼 더 까다로운 품질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전체 직원의 20% 정도가 연구개발 및 품질관리에 속할 정도로 인력도 많이 배분했다. 박 소장은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며 “그러나 이를 안정적으로 양산하는 것은 지속적 품질관리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창업 당시 해외의 우수한 기술을 배우는 데 대부분의 인력을 투입했다”며 “최근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외국 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준비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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