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한 삼성네트웍스의 ‘감’ 서비스 등 080 활용 매개서비스에 대한 유권해석이 2달 이상 지연되고 있다. 방통위가 ‘요금인하’와 ‘네트워크 투자 유인’라는 명제 사이에서 쉽게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감사 등 굵직한 사안을 앞두고 있는 만큼 10월 중순 이후에야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 8월초 SKT가 접수했던 삼성네트웍스의 ‘감’서비스(www.gaam.kr) 등에 대해 위법 여부를 묻는 유권해석 요청에 대해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네트웍스가 지난 5월 출시한 감 서비스는 휴대폰에 소프트웨어를 내려 받아 통신 요금 절감할 수 있는 서비스로 역무침해 논란이 일면서 중단된 바 있다. 이동통신 가입자가 전화를 걸면 온세텔레콤, 삼성네트웍스 등의 망을 거쳐 수신자와 연결되는 ‘간접 접속’ 방식을 택해 원가를 줄였다.
이 감서비스 등에 대한 유권해석 요청에 방통위는 갈팡질팡하고 있다. 산업계에 파급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감 서비스를 허용할 경우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요금 인하 효과를 가시적으로 누릴 수 있다. 기존 이통사 요금에 비해 국내 통화는 30% 가량, 국제전화의 경우 최대 69.1%까지 요금이 절감된다.
하지만 타사 망을 활용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준다면 네트워크 투자 유인이 사라진다는 점이 고민이다. 사업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위한 설비투자보다는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한 가격 경쟁에만 매몰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게다가 이통사들의 과금 권리를 080 사업자들이 가져가면서 극단적으로는 이통 산업 붕괴까지도 우려된다.
특히 이 사안은 현재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전기통신사업법’과도 맞물려 있다. 방통위는 지난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간접 접속’이 산업 발달을 저해한다는 판단 아래 ‘재판매’ 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080서비스를 인정할 경우 정책 방향을 완전히 틀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오남석 방통위 통신정책기획과장은 “감 서비스 관련해서는 사업법 조항이 관련되는 등 여러 복잡한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아직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080을 활용한 서비스의 경우 가시적인 요금 할인 효과가 즉각 나타나는 만큼 여기에 힘이 쏠리지 않겠냐”면서 “현재 국감 등 굵직한 현안이 걸려있어서 유권 해석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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