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 창립 20년] 세계 속의 IT코리아 `든든한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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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나라가 올림픽으로 들썩였던 지난 1988년 10월 1일, 당시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외국의 한 기업이 국내 벤처기업의 대명사였던 큐닉스컴퓨터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그리고 그 기업은 IT코리아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바로 1일로 스무 살 청년이 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한국MS)가 그 기업이다. 독점기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지만 또한 IT코리아와 함께 해온 주역임을 부인할 수 없다.

 

 ◇PC의 대중화를 실현하다

 1998년 설립된 한국MS는 27명의 직원과 함께 MS-DOS3.2를 발표했다. DOS는 메뉴를 클릭하면 작동하는 현재의 운용체계와는 달리 명령어를 입력하면 결과가 나오는 운용체계였다.

 

 dir, copy 등 DOS 명령어를 입력하는 사람은 최첨단 기기를 사용하는 엔지니어로 주위에서 우러러봤던 시절이었다. 1990년, 한국MS는 한글 윈도3.0, 한글 엑셀2.1 등을 시장에 내놓으며 생소하기만 했던 PC 환경을 급속도로 대중화해 나갔다.

 또 1993년에는 한글 윈도3.1과 94년 한글 오피스4.0 제품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PC 가격도 점차 대중화되면서 PC 대중화 시절이 열리게 됐다.

 한국 SW산업이 황금기를 맞이하던 1995년 11월, 한국MS는 한글 윈도95를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윈도95는 이전 버전의 윈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편의성으로 운용체계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특히 윈도95 출시는 전 세계적으로 PC 수요를 폭발시키면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 이익이 폭증하면서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1조원대 손익시대로 접어든다. 윈도95에는 빌 게이츠 회장이 가장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진 지뢰 찾기, 카드게임 등이 탑재돼 직장인들도 수시로 시합을 벌이기도 했다.

 

 ◇윈도를 넘어 플랫폼으로

 윈도95는 국내에서도 크게 성공하면서 한국MS 직원 수가 그 무렵 100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1996년 한국MS는 인터넷을 화두로 한글 인터넷익스플로러2.0과 3.0을 연달아 선보이며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려나갔다.

 그러나 성장을 가속하던 우리나라의 SW 산업은 IMF 외환 위기로 인해 절대적인 치명타를 입게 된다. IMF 위기 때 타사들이 투자를 줄이고 인원 구조조정을 할 때 한국MS는 오히려 사무실 공간, 직원 수 등을 늘리는 등 한국에 투자를 늘려 동반자 역할을 했다.

 한국MS는 1998년 경영위기에 봉착한 한글과컴퓨터 인수 발표를 하게 된다. 조건은 한글 개발을 포기하는 것. 그러나 전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히게 되고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2000년대 들어 한국MS는 PC를 넘어 모바일기기, 산업용기기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임베디드 기기용 OS인 윈도CE를 선보이면서 산업용 기기와 모바일 기기로 영역을 확대했다. 또 휴대폰용 OS와 가전기기용 OS도 선보이고 PC를 넘어 가전, 휴대폰 분야로 까지 발을 넓혔다. 최근에는 오라클·IBM·SAP 등 엔터프라이즈 SW 시장도 주요 공략분야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서버용 운용체계, CRM, 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RIA) 등으로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구글·어도비·IBM 등과 플랫폼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플랫폼 강자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IT의 동반자

 좋든 싫든 간에 한국MS와 우리 IT산업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우리 국민의 95% 이상이 윈도가 탑재된 PC를 사용하며 오피스로 문서를 작성한다. 또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인터넷을 즐긴다. 한국MS에도 우리 국민과 기업은 훌륭한 파트너다.

 세계적으로 가장 빨리 인터넷 문화를 형성해간 한국은 MS의 연구대상이었다. 삼성전자·LG전자·KT·SKT 등 국내 IT기업은 물론이고 현대자동차에 이르기까지 한국MS의 전략적 동반자다. MS의 입지가 튼튼하지 않은 휴대폰 OS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윈도모바일을 쓰는지에 따라 MS의 희비가 엇갈린다.

 현대자동차와 한국MS는 공동 협력해 자동차용 전장 플랫폼에서는 기회를 모색한다. MS는 지난 2001년 KT에 5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상호 이익을 주고 받는 파트너인 셈이다. 국내 SW기업은 MS가 경계의 대상이기도 하면서 협력 대상이기도 하다.

 다음은 지난 2001년 MS를 메신저 끼워 팔기로 공정위에 제소하고 300억원에 이르는 합의금을 받고 소를 취하했다. 소만사 등은 한국MS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많은 국내 SW 기업인이 빌게이츠를 꿈꾸며 SW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MS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지만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상호 발전을 꿈꿔볼 수 있다. 미운 정, 고운 정이 든 한국 IT의 20년 친구가 또 다른 20년을 향해 다시 출발선에 섰다.

 유형준기자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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