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전자 정보통신의 역사와 함께한 전자신문이 창간 26돌을 맞았습니다. 전자신문의 발전과 성장을 지켜봐주시고, 지탱해주신 이 땅의 모든 전자 정보통신인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지나온 26년은 신화와 혁명의 시대였습니다. 전자신문은 바로 ‘신화 창조’의 기록자였습니다. 기억되지 않은 수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땀을 보았습니다. 정부와 기업, 연구소와 대학이 뛰었습니다. 세계인 4명 중 한 사람은 한국 휴대폰을 들고 다니고 3집에 한 곳 꼴로 한국 TV를 시청합니다. ‘싸구려’에서 출발 했지만 어느새 삼성과 LG의 브랜드는 소니를 제쳤습니다. 반도체와 LCD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 최강의 산업으로 뿌리 내렸습니다. 정부와 민간의 정보 인프라는 글로벌 톱3에 올랐습니다. ‘한강의 기적’ 보다 몆배나 빠르고 강력하게 진행된 한국 전자 정보통신의 압축성장이었습니다.
전자신문은 도전과 성취, 열정과 노력으로 점철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자랑스럽게 나누었습니다. 때로는 독려하고, 때로는 끌고 밀며 그 모든 ‘역사’를 함께 했습니다. 그래서 감히 자부합니다. 26돌 성년 전자신문은 신화를 만들었고, 지금도 만들어 나가는 모든 전자 정보통신인이 더불어 나누는 공동의 자산입니다. 언론으로서, 산업과 시대를 이끌어가는 소중한 공동체의 자산으로서, 전자신문은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신화시대를 질주하던 대한민국 전자 정보통신은 갈림길에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현실입니다. 미증유의 엄혹한 환경이 우리를 휩싸고 있습니다. IT과잉의 버블은 여전히 진행중 입니다. ‘문화’가 뒷받침되지 못한 채 기술혁명에만 의존했던 ‘정보사회’는 갖가지 역기능과 부작용을 봇물처럼 쏟아 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는 전세계를 불황의 늪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새 정부는 국가 성장엔진이었던 전자 정보통신에서 말을 갈아 탔습니다. 건설과 토목, 금융과 전통제조업의 강화를 외칩니다. 뛰어난 관료조직은 우왕좌왕 입니다. 학계와 산업계 역시 뚜렷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합니다.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재도전에 방어선 치기 바쁜 것이 작금의 IT한국 입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인간 동력의 상실입니다. 이공계 문제는 휴화산이고 꿈을 이뤄냈던 기업인들은 자부심과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사기는 커녕 풀죽은 모습이 넘쳐 납니다. 젊고 똑똑한 엔지니어들은 이민을 그리워하며 해외탈출을 ‘희망’이라 이야기 합니다. 어느새 ‘꿈’이 사라진 것입니다.
포기와 절망은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레전드’입니다. 정치인이, 미국이, 글로벌 경제환경이, 도와준 적 없습니다. 맨주먹으로 맨땅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온 대한민국 전자 정보통신 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잃어버린 ‘꿈’과 ‘용기’를 되찾는 것입니다. ‘다시 해보자’는 격정적 기세의 충만입니다. 정책과 실행계획은 그 다음 입니다. 전자 정보통신인들의 역량이면 세부 숙제는 언제든 해결이 가능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가치 역시 재조명해야 합니다. 동토의 알래스카나 적도의 아프리카에서 휴대폰 파는 우리 기업인, 밤 새워 개발에 몰두하는 연구원, 격랑을 헤치고 독도에 통신망 가설하는 기술자들, 이름없는 진정한 애국자들 입니다. 내 나라, 내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가치를 존중하고 인정 받게 해야 합니다.
그 한복판에 전자신문이 우뚝 서겠습니다. 어려울 땐 부추겨 주고, 힘들 때에는 격려하며, 기쁨을 나누눌 줄 아는 언론이 되겠습니다. 애정과 대안이 담긴 비판과 질책도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산업과 기업, 정부와 학계가 서로 건강한 자극으로 상생하는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기술과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눈을 제공하겠습니다. 26년이란 세월 동안 외사랑을 보내주신 전자 정보통신 독자 여러분의 ‘자산’으로, 그 길을 함께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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