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당국이 중고 CRT모니터 등 이른바 ‘e폐기물’의 해외수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전 세계 환경오염 문제를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의회 연방정부감사원(GAO)은 미국 재활용 업체들이 관련 규정을 어기며 유독성 물질이 포함된 중고 전기·전자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지만 감독기관인 환경보호국(EPA)이 별다른 규제나 통제를 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미 전자제품 재활용업체들이 CRT모니터를 포함한 중고 장비를 EPA 규정을 어겨가며 보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버려진 전자 제품을 위한 해외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EPA는 지난해 초 CRT를 수출하기 전 관련 기업들이 신고하도록 한 규정을 강제하는데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GAO 측은 밝혔다.
더욱이 당국의 규정도 중고 또는 폐기대상 CRT 모니터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뿐, 다른 전기·전자 장비는 제외돼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아시아의 재활용품 구매자로 위장한 GAO 수사관들은 올해 초 e메일을 통해 343개 미국 재활용 및 판매업체들과 접촉해 43개 업체로부터 60일의 대기기간을 정하고 있는 EPA 규정을 어기면서 깨진 CRT모니터를 수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홍콩에서는 지난해부터 불법적으로 수출된 CRT 컨테이너 26상자를 적발해 압류 환송하기도 했다.
제느 그린 민주당 의원은 “이 보고서는 EPA가 상당히 가벼운 측에 속하는 규제활동에서도 실패하고 있다는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다”며 “EPA의 규제가 단지 CRT가 아닌 모든 유독성 e폐기물로 확대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공동작성자인 GAO의 존 스티븐슨은 “많은 e폐기물들이 중국·인도, 기타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생을 마친다”며 “특히 더 이상 재사용이 불가능해진 제품들의 일부는 어린이들의 손에 의해 제거되거나 파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연구조사에서는 전자제품에서 제거된 유독성 납이 어린이용 보석제품에 사용돼 거꾸로 미국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CRT를 가진 전자 장비는 4파운드 가량의 유독성 납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리나 금 등 금속물 추출을 위해 소각되거나 강한 산성물질에 노출되는 과정에서 독성물질을 뿜어내 저개발국에서 새로운 보건·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EPA 측은 “버려진 전자제품의 80%가 미국에서 처리되고 또 대부분 매립되고 있는 만큼 문제가 다소 과장됐을 수 있다”며 “지난 18개월간 모두 20차례 조사에서 나섰기 때문에 CRT 수출관련 책무를 게을리했다는 지적은 과하다”고 해명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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