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글로벌플레이어] 해외창업 성공기-월셔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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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자리 잡은 윌셔은행(이사장 고석화 www.wilshirebank.com)은 총 자산 500만달러 규모로 설립된 이래 28년 만에 총자산 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대표적인 한국계 지역 은행이다.

윌셔은행은 미국 내 17개 한국계 은행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또 한국계뿐만 아니라 여러 민족을 고객으로 끌어들여 미국 주류사회에서 인정받은 유일한 한인은행이기도 하다. 지난 1980년 설립돼 1986년에 고석화 현 이사장이 인수했다.

미국 내 캘리포니아·텍사스 등 4개주에 걸쳐 20개의 지점을 갖추고 있고 9개주에 융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윌셔은행의 눈에 띄는 실적은 각종 매체에서 인정하고 있다.

은행 전문 월간지 ‘US뱅커’가 지난해 4월호에서 발표한 ‘중형은행 경영실적 톱 200’에서 윌셔은행은 평균 26.04%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해 당당하게 3위에 올랐다. ROE는 투자된 자본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주요 투자 지표로 활용된다.

앞서 지난 2003년 12월에는 월스트리트의 경제일간지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가 윌셔은행을 미국 전국에 있는 478개 지역은행 중 1등 은행으로 선정한 바 있다.

윌셔은행이 이렇게 대내외의 인정을 받으며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합작 경영’이 제대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윌셔은행은 한인 자본과 유태인 자본이 합작해 경영하고 있다. 다른 교포은행과 달리 유태인 자본을 끌어들여 고객층을 다변화하는 계기로 삼은 것이다. 이로써 미국 내 주류 은행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또 임원진에도 비(非)한국계를 비교적 많이 배치해 다양한 민족을 공략하는 기회로 삼았다.

<윌셔은행 고석화 이사장>

고석화 윌셔은행 이사장은 지난 1971년 미국으로 건너가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초대 로스앤젤레스 한인무역회장, 미주한인재단 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교포사회 내에서의 영향력도 막강하다.

연세대를 졸업한 뒤 연합철강에 입사했고 로스앤젤레스에서 ‘퍼시픽스틸’을 설립해 철강 관련 사업을 시작, 한국 철강제품 수출에 일익을 담당했다. 이후 종합무역회사 ‘코스인터내셔널’, 투자사 ‘코스인베스트먼트’ 등도 설립했던 고 이사장은 1980년 자본금 500만달러로 시작한 뒤 경영난을 겪고 있던 윌셔은행에 대주주로 참여하며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고 이사장의 좌우명은 ‘기업은 스스로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 사람이 기업을 망하게 만든다’다. 그는 “기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사람이 변하고 뚜렷한 목표를 세워 노력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며 “전문 경영인 및 직원들이 소신 있게 경영하고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내 역할이며, 최고의 경영”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철학에 따라 윌셔은행에서는 상하조직을 평면조직으로 혁신했다. 각 부서가 자체적으로 예산을 세우고 수익을 추구하는 형태로 팀워크를 중시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달성하고 있다. 또 조직원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 인센티브 프로그램도 개발해 ‘사람’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 이사장은 사회적 책임 실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06년 개인 재산 500만달러를 출연해 미국 현지에 ‘고선재단’을 설립해 비영리단체 지원에 나섰다. 고선재단은 해마다 불우이웃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우수한 비영리단체를 10개 안팎으로 선정해 지원하며 재단 규모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고석화 이사장은 지난해 미국 소수민족연대협의회가 수여하는 ‘엘리스 아일랜드 훈장’을 수상했다. 엘리스 아일랜드 훈장은 1986년 제정된 후 미국 사회 발전에 기여한 각계 지도자와 이민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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