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기술이 미래다] 웰빙- `매트릭스`가 현실로

 프랑스의 소도시 푸아트 샤랑트에 있는 영상 테마파크인 퓨처러스코프. 영상 테마파크 중 세계에서 가장 큰 이곳에는 지난 3월 특별한 양방향 놀이기구가 들어섰다.

 고글을 쓰고 기차에 몸을 실으면 대초원, 습지대, 열대 정글로 이동한다. 500만년, 1억년, 2억년 후 지구에 살고 있는 가상의 동물과 식물을 만나게 된다. 이 가상의 동식물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관람객의 손길에 따라 반응하고, 움직인다. 사실은 손에 센서를 붙인 관람객이 허공에 대고 손짓할 뿐이다. 그래도 마치 미래의 생명체들이 자신의 손짓에 반응하는 것처럼 느낀다.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도 진화한다. 화면이나 스크린으로 가상현실을 보는 것을 넘어 가상의 공간을 체험하고, 그 안의 물체와 상호작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영화 매트릭스 속 현실이 실제로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VR는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가상의 공간에 현실과 유사한 3차원 공간을 제시하는 것을 일컫는다. 초창기 VR는 선거방송에서 진행자 옆에 개표현황을 알려주는 그래프 표시나 세컨드라이프와 같이 문화콘텐츠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주로 적용됐다.

 최근 응용분야가 확대되는 추세다. 자동차·조선·항공 등 주요 제조업 분야부터 과학기술 연구분야, 건설 및 건축업, 국방, 의료, 교육, 디자인, 마케팅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의료분야에서 정신질환 치료에 VR를 이용한 치료연구가 활발하다. 김선일 한양대 의대 계량의학과 교수는 대인공포증 환자에게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가상 그래픽을 보면서 두려운 상황에서 처했을 때 대처능력을 배우는 치료법을 선보였다. 이 치료는 비밀이 보장되고, 환자가 언제든지 가상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치료법보다 안전하며 효과적이다. 김선일 교수팀은 VR를 이용해 폐쇄공포증, 고소공포증, 운전공포증 등 다양한 공포증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해 임상실험 중이다.

 최근 VR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현실과 VR를 접목해 서로 교감하게 하는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로까지 발전하는 추세다. AR는 VR보다 더 사실감을 느끼고 몰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3에 ‘Eye of Judgement’ 라는 AR 카드 게임을 선보인 바 있다. 실제로 테이블에 올려놓은 카드 위에 3D 몬스터들이 등장해 싸움을 벌이는 형식의 AR 게임이다. 몰입감과 실제감이 큰 특성 때문에 AR는 게임 분야에서 새 기술로 주목받는다.

 모터쇼에도 AR를 이용한다. 일본의 한 자동차 회사는 모터쇼의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에 AR 기술을 적용한 이벤트를 열었다. 무대 위에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카메라를 통해 화면에 나타난 무대에는 내부구조에서부터 외관까지 완벽한 자동차의 모습이 생성됐다. 간단한 동작으로 자동차의 색상을 바꾸거나 회전시키며 디자인을 설명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내비게이션 기술에도 AR를 이용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독일의 지멘스사와 일본의 구마모토 대학은 그래픽 내비게이션 화면이 아닌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실제 외부의 영상 위에 방향과 속도 정보를 실시간 결합하는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이수운기자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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