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절이 하수상하다. 국방부 불온서적 리스트에 1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 셀러도 포함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흡사 지금이 70년대를 방불케 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금지’와 ‘억압’을 시대 정신으로 하던 1970년대. 금지를 온몸으로 거부하던 이들을 그린 영화가 개봉된다.
‘고고70(최호 감독, 조승우, 신민아 주연)’은 시대 영화의 외피를 입은 음악 영화다. 영화의 제목이 말해주듯 70년대는 고고의 시대다. 국내 가요보다 팝이 유행했으며 고고 리듬에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영화는 이런 고고족을 추격하는 것으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기지촌 클럽을 전전하던 보컬 상규(조승우)는 기타리스트 만식(차승우)과 6인조 그룹 데블스를 결성, 그룹사운드 경영대회에 출전한다. 화려한 무대 매너로 눈길을 끈 이들은 한 팝 칼럼니스트의 눈에도 띄어 고고 클럽 ‘닐바나’에서 활동을 시작해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함께 상경한 미미 역시 ‘미미와 와일드 캣츠’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당대 춤과 패션의 아이콘으로 떠오른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항구적인 쾌락이 아닌 일탈을 제압하는 금지라는 단어다. 현설적인 벽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밴드들의 몸짓은 다음달 2일 국내 관객에게 소개된다.
한정훈기자 exi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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