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또 급등, 1130원선 돌파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연속 급등하면서 3년 10개월 만에 1130원대로 치솟았다. 외환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넘쳐나고 있어 추가 상승도 우려된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8.0원 폭등한 113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간 52.2원 뛰면서 2004년 10월25일의 1135.00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환율은 전날 종가 수준인 1116.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1109.0원으로 급락하기도 했지만 저가인식 매수세가 나오자 이내 1110원선으로 올라섰다.

이후 1113원 선 부근에서 공방을 벌이던 환율은 오후 장 들어 매수세가 확산되면서 손절매수가 촉발되자 1134.3원까지 급등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주가 약세의 영향으로 환율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이날 외환당국은 경제상황점검회의를 통해 외환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해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반영, 환율 상승세가 주춤거렸으나 점심시간 무렵부터 손절 매수세력이 들어오면서 다시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 영향으로 주가가 장중 1400선 아래로 떨어지자 달러화 매집세가 폭주했다. 수입업체의 결제수요와 투신권의 환위험 헤지(회피)분 정리와 관련한 수요 등도 환율 상승에 일조했다.

장 초반 구두개입을 단행했던 외환당국이 실제 개입에 나서지 않은 점도 매수심리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주식시장의 하락, 투신사의 환매 물량, 유가 상승 우려에다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 등 온갖 악재가 겹쳐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2일 주식시장은 코스피의 경우 장중 한때 14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전날보다 7.29P(0.52%) 내린 1407.14로 장이 종료됐다. 코스닥은 21.07P(4.80%) 내린 418.14로 마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