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함께 키울 것인가, 나눠먹는 데 그칠 것인가.’
국내 방송·통신계가 출산이 임박한 인터넷(IP)TV를 주시하고 있다. 방송과 통신을 융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기존 시장도 키울 것이라는 기대만큼이나 같은 밥상에 숟가락(가격경쟁주자) 하나 더 놓는 격일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방송계 전문가인 A씨는 “기존 방송과 뚜렷하게 차별화한 콘텐츠가 준비되지 않은데다 프리(pre)-IPTV로 이미 ‘공짜’라는 인식이 자리 잡는 형국”이라며 “실질적인 IPTV 이용요금이 무료에 가까울 것”으로 내다봤다.
IPTV 초기 시장에서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될 경우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출혈을 불사하는 가격경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또 통신계열 IPTV(플랫폼) 제공사업자들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소 케이블TV 사업자들을 시장에서 밀어내는 결과를 빚어낼 수 있다는 게 방송계의 우려다.
IPTV 제공사업자들도 특별한 수익모델 없이 가입비·이용요금만으로 투자액을 회수하거나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특히 기존 방송과 다른 ‘획기적인 콘텐츠’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에도 아직은 힘이 모자란 실정이다. 궁극적으로 ‘어떻게 IPTV 킬러 콘텐츠를 마련할 것인지’에 초점이 모였다.
통신업계 관계자인 B씨는 “일단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편한 시간에 보는 TV’로서 IPTV는 기존 TV보다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2만8000여개 TV 프로그램과 480여개 채널을 제공하는 ‘주스트(Joost)’에 코카콜라·나이키·인텔·소니·마이크로소프트 등 굴지의 기업이 몰려드는 것처럼 ‘웹TV’ 단말을 PC에서 TV로 옮기려는 시도에 기대치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해외 성공사례와 달리 국내 TV 시청행태가 여전히 ‘실시간 방송’의 위력이 유지되는 상황이어서 킬러 콘텐츠가 없는 PC 기반 IPTV의 성공 가능성은 더 지켜볼 일”이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따라서 TV와 대화(양방향성)하고, 프로그램과 시청시간을 선택(개인화)할 수 있는 IPTV 방송체계에 걸맞은 킬러 콘텐츠 발굴·개발이 절체절명의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IPTV 제공사업자들은 이를 위해 △이용자제작콘텐츠(UCC) 활용 △맞춤형 광고 청취 대가로 유료 콘텐츠(영화·드라마) 무료 제공 △사용자 이용환경(UI) 차별화 △인터넷 콘텐츠의 방송 연계 제공 등을 탁자에 올렸다. 또 자가통신망이 없는 오픈IPTV는 전국 500여개 삼보컴퓨터 대리점을 유통망으로 활용하고, IPTV 콘텐츠를 다양한 이동형 기기(단말)에 담아 제공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수익 증대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단순한 기능으로 조작하기 쉬운 리모컨을 개발할 계획을 갖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김용훈 오픈IPTV 대표는 “앞으로 자유로운 단말기 확장으로 IPTV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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