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세계로의 초대] " 옛날 TV는 잊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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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세계로의 초대

‘여러분을 TV 신천지로 초대합니다.’

9월, 장밋빛 미래를 담은 인터넷(IP)TV 세계로의 초대장 인쇄작업이 한창이다. 굴지의 통신기업인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이 각각 초청장을 마련한 데다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인터넷 포털도 IPTV 방송국으로 면모를 일신할 태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주 4개 IPTV (플랫폼)제공 사업자의 사업계획서를 심사한 뒤 오는 10일께 사업자 선정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방통위는 또 이달 중에 더욱 많은 콘텐츠(채널) 사업자를 그러모아 10월 본방송을 독려하기로 했다.

IPTV 제공 사업자들의 초청장이 안내하는 TV 신천지에는 ‘시청자만의 TV 세상’이 있다. 야구 국가대표 이승엽 선수가 베이징 올림픽 일본전에서 날린 통쾌한 홈런을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는 TV다. 인터넷에서 언제나 ‘다시 보기’를 하듯 TV에서 즐기게 된다. 모두에게 흩뿌리는 일방향 방송에서 개인이 선택하는 쌍방향 TV시대가 열린다. 양방향 TV시대에는 이승엽의 홈런 장면과 같은 콘텐츠에 힘이 쏠릴 전망이다. 즉 더 이상 지상파 TV 방송시간에 맞춰 걸음이 바빠지는 시청자는 없다. 재미있는 콘텐츠가 생방송이든 재방송이든 관계없이 시청자 앞으로 바쁘게 불려나온다. 바야흐로 시청자와 콘텐츠를 중심으로 TV 권력이 재편되고 있다.

 앞으로 좋은 방송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가열될 것은 당연한 순서다. IPTV처럼 콘텐츠를 담을 무한 그릇에 채울 알토란 같은 콘텐츠를 누가 더 많이 갖는지에 따라 사업 성패가 갈라질 것이다.

 이에 따라 KT·하나로텔레콤 등 IPTV (플랫폼) 제공사업자는 콘텐츠(채널)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KT는 공익·공공·문화·정보·오락 등 다양한 채널을 시청자에게 최적화해 구성하기로 했다. 또 주문형 비디오(VoD) 등 양방향 서비스를 채널에 효과적으로 묶어 시청자 선택 폭을 넓혀 IPTV 사용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KT는 또 내년부터 맞춤형 꾸러미 상품과 고선명(HD) 콘텐츠를 확대하는 등 차별적인 양방향 서비스로 IPTV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겠다는 기염을 토했다.

 하나로텔레콤도 프리(pre) IPTV인 ‘하나TV’로 다진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1위를 수성할 방침이다. 특히 현존하는 IPTV 제공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질적인 면에서도 우수하다고 자부한다. 또 SK텔레콤과 SK그룹 내 콘텐츠 사업부서들과 상품을 공동으로 수급·제작하기로 했으며, 이른 시일 내에 획기적인 사용자 채널 이용환경(UI)을 개발해 발표할 예정이다.

 인터넷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쇼핑·금융·오락 콘텐츠가 TV에 그대로 옮겨가는 점도 IPTV 활성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드라마를 보며 친구와 대화(채팅)하고 물건을 사며 여행갈 곳 정보를 알아보는 게 가능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이 같은 TV 시청형태 변화에 비춰 올해부터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 가입 가구가 220만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매년 평균 37.7%씩 증가해 오는 2012년 496만 가구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보수적으로 예측해도 올해 200만, 2012년 329만 가구에 육박한다는 게 ETRI의 전망이다.

 이를 △기본 가입비 3만원 △월 사용료 1만원 △월 유료서비스 이용 5편 △유료서비스 이용료 1편에 2300원을 가정해 추산하면 올해 6046억원, 2012년 1조2876억원에 달한다. 보수적 예측으로도 올해 5474억원, 2012년 8528억원이다.

 ETRI는 또 IPTV 시장 활성화에 따라 기업들이 망 고도화, 미들웨어, 셋톱박스 등 설비구축과 유지보수 비용으로 2012년까지 모두 1조9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로써 올해부터 2012년까지 5년간 IPTV로부터 10조1750억원대 생산유발효과와 5만6000여명을 고용하는 효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으로는 TV 시청 가구의 5% 안팎을 IPTV가 점유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시장조사 전문업체 오범(Ovum)은 2011년까지 세계 IPTV 가입 가구가 5500만에 이르고, 수익 규모가 270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측했다.

 긍정적인 시장 전망은 통신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기존 음성통신이나 멀티미디어 데이터 통신사업으로 수익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IPTV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이형희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실제로 “통신 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창출할 만한 사업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통신 영역 밖으로 눈을 돌려 신규 사업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의 적극적인 IPTV 지원의지도 통신기업에는 기회다. 오는 12월부터 공공기관의 교육·문화·지역홍보 서비스를 IPTV로 제공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이를 위해 ‘방송통신융합 공공서비스 시범사업자’로 KT·하나로텔레콤·LG데이콤을 선정하고, 국가기록원을 비롯한 여러 공공기관의 콘텐츠를 IPTV에 수혈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국가기록원의 ‘다시 보는 대한뉴스’, 대전시립합창단의 ‘열린문화공연’, 강원도청의 ‘그린강원마켓’, 서울·경기·충남북교육청의 학습용 콘텐츠, 대구광역시의 관광 정보 서비스, 충북지식산업진흥원의 특산품 소개 등이다. 특히 강원 청정 식품을 직접 주문하고, 양질의 교육물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게 매력적이다.

 방통위는 IPTV 공공서비스를 통해 이용자 선택권과 공공복리를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또 오는 2011년까지 방송통신융합 공공서비스용 표준 플랫폼을 개발해 고품질 공공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은용기자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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