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신규 신용카드 가맹점에는 IC카드 단말기가 의무 설치된다.
이를 통해 창출되는 시장 규모가 올해만 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그동안 인프라(단말기) 부족으로 지지부진했던 IC카드 사용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금융감독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7개 신용카드사와 14개 주요 신용카드단말기(VAN) 업계는 회의를 하고 신규 카드가맹점에 IC카드 단말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데 합의했다. 금융감독원이 IC카드 사용 유도를 위해 신용카드사와 IC카드단말기를 설치하는 VAN사를 설득한 결과로 풀이된다. 1월 15일자 1·3면, 4월 24일자 2면 참조
이번 합의는 VAN사가 신규 가맹점에 IC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그 확인서를 신용카드사에 보내는 것이 골자다. 현재 가맹점이 카드사에 가입 시 단말기는 VAN사가 설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결정이 IC카드 확산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김인석 금감원 IT서비스팀장은 “IC카드 보급의 촉진제가 될 것”이라며 “단말기가 깔리게 되면 고객들이 IC카드를 찾게 될 것이고 그러면 기존 가맹점에서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팀장은 올해만 약 20만개 가맹점에 IC카드 단말기가 설치될 것으로 예상했다. IC카드 단말기 가격이 20만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대략 4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IC카드 보급비율은 85%에 육박하고 있으나, IC카드 사용의 핵심 인프라인 IC단말기 보급률은 13% 선에 그치고 있다. IC카드 보급률이 높은 것은 금감원이 보완성이 기존 마그네틱선(MS) 카드에 비해 뛰어난 IC카드 확산 정책을 펼쳐온 결과다. 금감원은 올해 말까지 IC카드로 100% 전환하다는 계획이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와 카드사 차원의 별도 지원대책이 없어, 기대만큼 보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금감원 측은 감독이 주요 업무여서 지원에 한계가 있으며, 카드업계에서는 기존 MS카드를 IC카드로 전환하는 과정에 이미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 지원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VAN업체들은 가맹점에 카드단말기를 무료로 설치하고 있다. IC카드 단말기는 MS 전용 단말기에 비해 4만∼5만원이 비싸다. 익명을 요구한 VAN업계의 한 관계자는 “MS카드에 비해 처리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IC카드의 맹점을 이용해 가맹점에 MS단말기를 권장할 수 있다”며 “이 경우 IC카드 단말기 보급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카드사와 VAN업계의 합의 사항에는 가맹점에서 IC카드 단말기 설치를 거부하면 VAN 업체가 그 사유서를 작성해 카드사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 김준배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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