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中 인터넷 검색서비스 시장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8년 1분기 중국검색시장 점유율

현재 중국의 검색 서비스 시장은 ‘바이두(baidu.com)’와 구글차이나(google.cn, 이하 구글)의 소리 없는 포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미 지난 2년간 점유율 60%로 수성을 하고 있는 바이두의 높은 성벽을 구글이 온갖 책략으로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모든 것이 포털로 집중되지 않는 중국 시장에서 검색 시장을 장악한다는 것은 인터넷의 나침판을 손에 넣는 것과 같다.

◇구글의 1차 공격= 2004년 4월 12일 구글은 ‘풍작의 노래’라는 뜻의 ‘구거(谷歌)’란 이름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다.

이 시기 ‘중국의 구글’을 자처하던 바이두는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한국의 검색 시장을 포털이 모두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중국은 분야마다 전문적인 사이트가 있다. 바이두의 UI가 구글과 별 차이가 없어 중국의 IT계에서는 구글이 단숨에 중국 시장의 제왕으로 등극하리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2007년 4월 25일 구글은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구글광고연맹이라고 불리는 구글연맹을 발족한 것.

이는 구글 애드센스와 애드워드를 활용해 중국의 수많은 유명 싸이트들을 포진시킨다. 중국 최대의 포털이라는 SINA왕(sina.com.cn), 다운로드시장의 강자 온라인다운로드(onlinedown.net), 중국SNS의 전통강호 56(56.com), 중국 최대의 신문 사이트 신화왕(xinhuanet.com), 중국 최대의 논객사이트 티엔야(www.tianya.cn) 등을 망라하고 있다. 이들의 합류로 인해 야후 차이나를 가볍게 따돌리고 순식간에 20%대를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바이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008년 9월 11일 돈을 많이 내면 광고를 위로 올려주는 경매형 검색광고시스템(jingjia.baidu.com)을 대폭 개혁했다. 이는 사용자뿐만 아니라 소규모 광고주에게도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오히려 바이두의 지위를 확고히 만들었다. 또 구글광고연맹에 대항하는 바이두연맹을 결성해 중국의 IT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연맹체로 재탄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글 스스로 구설수를 만드는 악수를 둔다. 구글이 공개한 중국어 입력기 소프트웨어의 코드에 경쟁 회사인 소우고우(搜狗)의 중국어입력기 코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발각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중국에서 구글의 이미지는 상당히 타격을 입었다.

무엇보다 구글은 여전히 중국 정부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문제의 핵심은 중국 정부의 의도에 따라 검색 결과를 조정할 수 있는지다. 구글 차이나는 이를 거부했고 ‘간지왕’이라는 곳을 대리로 위장하고 서비스를 해 왔다.

하지만 이는 중국 정부에 의해 차단당하고, 구글은 인터넷콘텐츠프로바이더(ICP) 허가를 얻지 못한 상태에 처하게 된다. 심지어 중국에서의 접속 자체가 차단되기도 한다. 중국 정부에 굴복할지, 아니면 구글의 ‘악에 물들지 말라’는 정신을 이어갈지 구글은 중국 시장에서 갈림길에 접어들었다.

◇바이두의 막강한 방어=구글은 과감하게 타락의 길을 선택한다. 중국 정부와 타협해 ICP를 얻게 되고, 이로써 은밀히 진행돼온 구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력은 대폭 줄어들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바이두의 안마당이었다. 바이두는 8월 ‘바이두가 중국어를 더 잘 안다’는 표어를 내세우며, 구글을 공격한다. 11월에는 인터넷 주소와 페이지를 전문적으로 소장 및 검색 그리고 공유하는 ‘바이두디스크(百度搜藏)’를 공개하고 12월에는 블로그 전문 검색을 발표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2007년 2월에는 중국 최대의 안티바이러스 회사인 ‘진샨두빠’와 연합해 바이두안전센타(an.baidu.com)를 통해 무료로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또 MSN이라는 강력한 파트너를 무기로 구글을 압박했다.

심지어 일본 진출까지 선언했다. 2007년 3월 20일 ‘바이두 일본’이 공개됐다. 이는 바이두의 국제화 전략의 시작으로 평가할 수 있다. 중국 시장을 지킬 뿐만 아니라 오히려 성문을 열고 앞마당인 일본 시장을 공격해 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구글의 초라한 반격=이에 비해 구글의 공격은 비참하기 그지없다. 구글의 반격 포문은 바이두의 윤리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었다.

바이두의 검색광고방식은 윤리적으로 큰 문제를 드러냈다. 광고와 일반적인 검색 결과가 명확하게 구별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들로 하여금 이른바 ‘낚이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중국 정부의 바이두 감싸주기로 인해 흐지부지 넘어갔다.

한쪽으로는 상대의 비윤리성을 공격하면서 자기 자신은 바이두가 2003년에 공개, 현재까지 재미를 보고 있는 MP3 검색을 시도하게 된다. MP3는 도덕적 문제뿐만 아니라 저작권 문제가 민감하게 걸려 있다. 그런데 구글이 비록 중국 내부에 한정해서지만 MP3 검색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바이두가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다양한 각도로 대비를 하고 홍보했던 것에 비해 구글은 단지 로고만 바꾸었을 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애드센스를 장착한 사이트가 그리 많이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바이두는 잠시 60% 아래로 떨어졌던 점유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구글은 마의 30% 장벽을 뚫지 못하고 좌절해 있다.

◇‘한방’이 필요한 구글=구글은 신임 대표로 임명된 리우윈의 지휘 아래 기존 대기업 중심의 광고검색시장공략을 포기하고 베이징·상하이·광저우·홍콩·대만 등지의 IT 중소기업을 핵심 타깃으로 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기존의 바이두광고연맹이 강력하게 장악하고 있던 중소기업 시장에 파문을 던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불만이 많았던 대기업 광고특혜를 줄이고 중소기업에도 이익을 나눠준다는 방침이어서 더욱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모든 길은 휴대폰으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휴대폰 전성시기인 지금,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다. 차이나모바일이라는 중국 통신시장의 최강자와 손을 잡았고, 이번 올림픽 기간에도 문자메시지 서비스와 검색서비스를 제공했다.

바이두 역시 이미 CNC와 손을 잡고 문자메시지 검색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러나 조만간 안드로이드를 실제로 적용한 구글폰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니 바이두의 튼튼한 만리장성이 언제 무너질지 모를 일이다.

<베이징(중국)=김바로 베이징대 역사학과 학생 ddokb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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