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에서의 부품 조달부터 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 협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비디오콘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LCD 패널 기술 확보와 첨단 가전 제품 생산이 가시화되면 협력시기는 더 앞당겨질 것입니다.”
인도 델리의 신도시 구르가온에 위치한 비디오콘 본사에서 김광로 비디오콘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김광로 CEO는 LG전자 인도법인장 및 부사장을 지낸 10여년 동안 인도에서 LG전자를 1위 가전업체로 키운 인물이다. 올해 5월에는 인도 현지 가전업체 비디오콘에 전격 스카우트돼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한국인으로 글로벌 기업에 CEO로 영입된 ‘CEO 수출 1호’로도 잘 알려졌다.
그는 비디오콘의 LCD 패널 양산 및 평판TV 사업의 구체적인 방침을 처음으로 밝혔다.
“인도의 TV 시장은 현재 브라운관TV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평판TV가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됩니다. 독자적인 기술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본 연구개발(R&D)센터에만 15억달러를 투자했습니다. 2010년 패널 양산에 들어가 세트와 패널을 동시에 갖출 계획입니다.”
비디오콘의 매출 중 품목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TV다. 평판TV의 확산을 앞두고 이 사업에서 우위를 다진다는 것이 비디오콘의 전략이다. 일본 현지의 R&D센터에는 현지 직원 100여명이 기술 확보를 위해 불철주야 땀을 흘리고 있다.
김광로 CEO는 “내부 관리 시스템을 한국 기업 수준으로 다듬고 이런 혁신을 제품의 질로 연결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며 “한국 기업과 아직은 기술 격차가 있는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기대하며 부품을 조달하는 것부터 협력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유통망도 탄탄히 다지고 있다. 그는 구체적인 전략으로 역시 현장 중심 경영을 꼽았다. LG전자에 있던 시절, 그는 인도 각지에 흩어진 LG전자의 지역 거점 및 유통망을 수시로 돌며 현장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비디오콘은 인도 전역에 40개에 이르는 지사를 가졌다. 그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취임 3개월 만에 벌써 열 군데 가까이를 돌았다. 그는 “단순히 얼굴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고충과 애환을 듣고 직접 개선하려 힘쓴다”며 “그것이 인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결”이라고 답했다.
김 CEO는 비디오콘에 출근한 첫날, 임직원들을 모아놓고 비디오콘은 수년 내 인도 1위 가전업체로 발돋움할 것이며 10년 후면 세계적인 거인으로 성장할 테니 나를 믿고 따라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델리(인도)=차윤주기자 cha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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