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번호이동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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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하반기 들어 이동전화 사업자를 옮기는 번호이동 수요가 20% 이상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입자들의 이동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변동폭이 커진 이동통신 시장이 점차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이통사들의 ‘허리띠 졸라매기’에 따른 단말기 보조금 축소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방통위원회가 지난주 이통사에 보조금을 투자 및 고용창출에 써달라고 당부한만큼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번호이동 확 줄었다=이통 번호이동 수요는 지난 7월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 3월 119만명으로 사상 최대의 번호이동 수요를 보였던 시장은 다시 5월과 6월 번호이동 수 100만명을 넘기며 시장 과열현상을 반영했다. 하지만 지난 7월에는 83만명으로 20% 가까이 급감하는 모습이었다.

이달 들어서는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8월 23일 현재 번호이동 수는 36만5457명으로, 앞으로 남은 영업일수를 고려하더라도 총 50만명 이내로 축소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경쟁이 과열됐던 3월에 비해 반 이상 뚝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8월 번호이동 수요 65만7000명에 비해서도 15만명 이상 줄어든 수치다.

특히 하루 평균 번호이동 수요가 2만명 이하(1만9234명, 영업일수 기준)로 떨어지면서 시장이 제대로 ‘쿨다운’됐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2만명 이하로 번호이동 수요가 떨어지면 안정화된 시장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KTF가 보조금 가장 많이 줄어=이렇게 번호이동 가입자가 줄어든 것은 이통사들이 의무약정에 따른 보조금 및 할부지원금을 지난 6월 이후 최대 9만원까지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이통시장은 보조금 지급 규모에 따라 예민한 반응이 나타나는 곳으로 지원금이 줄자 바로 번호이동 자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통사들은 지난 6월 말 이후 모두 의무약정 및 단말 할부지원 보조금을 축소했다. 그중에서도 KTF의 축소폭이 가장 컸다. KTF는 전략 단말 기준으로 18개월 의무약정은 14만원에서 6만원으로, 24개월은 16만원에서 현재 10만원으로 줄이는 등 최대 8만원까지 보조금을 축소했다. 2분기 적자를 의식한 마케팅 비용 축소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12개월 약정 기준 보조금을 14만원에서 11만원으로 줄였고 단말할부지원 보조금도 24만원에서 18만원(24개월)으로 축소했다. LG텔레콤 역시 7월 들어 12, 18, 24개월 약정 모두 2만원씩 보조금을 줄이는 등 대열에 동참했다.

이런 보조금 축소에 따른 시장 안정화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주 방통위가 투자비 확대를 촉구하고 마케팅비 과다 사용을 지적했기 때문에 이런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상반기 보조금을 주도했던 KTF가 비용 최소화를 꾀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통 3사가 최근 단말기 보조금을 축소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나섬에 따라 해지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향후 3G 경쟁이 점차 완화되고 결합서비스 활성화 및 요금인하에 대응해 이통 3사가 보다 이성적으로 시장에 대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지혜기자 go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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