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반의 실시간 교통정보서비스(TPEG)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6만6000명에 불과했던 TPEG 사용자가 1년 만에 50만명을 육박하는 등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제공하는 TPEG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막히는 길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TPEG는 CDMA 등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텔레매틱스와 달리 지상파DMB망을 이용하며, 운전자들이 실시간 도로교통 정보를 이용하는 데 따른 경제적 비용부담이 텔레매틱스에 비해 적은 게 특징이다.
이 같은 TPEG의 상승세는 킬러 앱 부재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텔레매틱스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교통정보 서비스의 기반이 통신에서 방송으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TPEG 가입자는 지난해 3월 3만3180명, 6월 6만6230명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2006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KBS의 TPEG 가입자는 8월 중순 현재 20만명을 넘어 섰다. MBC 역시 시장 진출 1년 만에 TPEG 사용자가 25만명에 육박했다. KBS, MBC는 서비스 이용료가 초기 단말기 가격에 포함, 교통정보 이용에 따른 사후 비용부담이 없는 게 특징이다.
MBC 관계자는 “전체 내비게이션 단말기 대비 TPEG 적용률이 지난해 15%∼20%에 불과했지만, 올해 30% 이상될 것”이라고 밝은 전망을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사업에 뛰어든 SBS의 경우, 3만대 가량의 단말기를 보급했다. SBS는 선불제와 연간 단위로 사용료를 과금하는 두 가지 상품을 판매 중이다.
TPEG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초창기에 비해 서비스 지역이 확대된데다 서비스 품질도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KBS 관계자는 “품질이 좋아지면서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관계자는 “매달 이용료를 내야 하는 텔레매틱스는 내비게이션과 차별화가 안 된다”며 “경기불황과 통신비 지출이 유료 교통정보 사용에 부담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TPEG 서비스가 탑재된 내비게이션에 대한 운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산업도 커지고 있다. 자동차 회사가 애프터마켓을 겨냥한 사업준비를 서두르고 있고, TPEG 단말기 제작에 뛰어드는 회사도 생겨나고 있다.
반면에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받았던 텔레매틱스는 킬러앱 부재의 영향으로 성장속도가 정체된 모습이다. KTF가 CDMA 통신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교통정보서비스 ‘쇼내비게이션’은 가입자가 10만명도 채 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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