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잠재력 뿌리째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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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투자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사실상 투자 증가율이 ‘제로’를 기록했다. 이 같은 투자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성장 잠재력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건설·설비·무형고정 투자를 합한 총 고정자본의 작년 동기 대비 실질 증가율은 0.5%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6.2%에 비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2001년의 -3.6% 이후 가장 낮다. 총 고정자본의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상반기 기준으로 2002년 7.4%, 2003년 4.4%, 2004년 3.7%, 2005년 1.4%, 2006년 2.0% 등이었다.

 특히 총 고정자본 가운데 설비투자는 올해 상반기에 1.1%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작년의 11.0%와 비교하면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 1999년 22.9%, 2000년 51.4%를 나타냈으나 2001년 -10.0%로 추락했다. 이어 2002년 5.7%, 2003년 0.9%, 2004년 3.2%, 2005년 3.4%, 2006년 7.4% 등이었다.

 건설투자는 작년 상반기에 2.5% 늘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0.9%로 돌아섰다. 건설투자는 2002년에 8.0%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2003년 7.8%, 2004년 4.2%로 둔화하더니 2005년 -0.7%, 2006년 -2.7%로 악화됐다.

 다행히 컴퓨터 소프트웨어·광물탐사 등으로 이뤄진 무형고정투자는 올해 상반기에 7.4%로 지난해에 비해 소폭 늘었다. 무형고정 투자는 2000년 40.7%, 2002년 15.3%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2004년 1.1%, 2005년 8.4%, 2006년 9.7%, 2007년 6.3%로 둔화됐다.

 이처럼 투자가 미진한 것은 향후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경영이 보수적으로 바뀌었고 새 정부 들어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한 점도 투자 부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재천 한은 조사국장은 “올해 상반기 투자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미약한 것은 경기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라면서 “투자 부진이 장기화되면 성장 잠재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만큼 규제 완화를 위한 국회의 관련 법안 처리 등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 회복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수출과 관련된 업종과 대기업의 투자는 어느 정도 괜찮을 수 있지만 주로 내수와 연관된 중소기업의 투자는 계속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현 상황에서 투자가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이며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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