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통업계가 준비하는 추석 선물세트가 지난해와 사뭇 달라졌다. 내수 경기 위축과 고물가로 인해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중급제품이 사라진 40만원대 이상의 고가형과 5만원 이하 저가형 선물세트로 양분됐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이 주고객인 백화점들은 프리미엄 상품을 60% 이상 늘리고 있는 반면 대형 할인점들은 주고객인 중산층의 얇아진 지갑을 감안해 5만원 이하 저가 선물세트 준비가 한창이다.
현대백화점은 추석을 겨냥해 ‘현대 명품’, ‘명가특선’ 등 프리미엄 상품을 60% 늘린 40개 품목을 마련했다. 현대명품은 명품 한우 57만 원, 굴비세트 200만원, 죽방멸치 50만원 등 12개 품목이다. 명가특선 선물세트는 영암 어란 28만원, 삼원가든 한우 48만원, 여수명가 전복장 세트 24만원 등이다.
롯데백화점도 프리미엄급 선물세트를 지난해 추석보다 45% 늘린 210여 개 품목으로 준비했다. 최고가 상품은 1병 한정으로 들여온 1200만원짜리 1995년 빈티지 샴페인 ‘돔 페리뇽 제로보암’으로 3ℓ 용량의 화이트골드로 장식된 병에 담겨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명품선물로 자리매김한 ‘신세게 5스타 상품’을 지난해 추석보다 25% 물량을 확대한다. 직접 키운 유기농 한우를 이용한 선물세트를 처음으로 시판하며 200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참굴비를 20세트 한정 판매한다. 또한, 자연산 활전복(120만원)과 98년 빈티지 돔 페리뇽 메튜샬렘(720만원) 2세트, 샤또 무똥 로스취드(350만원) 2병 등을 한정 판매한다.
반면 대형 할인점은 중산·서민층의 지갑을 고려해 실속있는 초저가 선물세트를 크게 늘렸다.
홈플러스는 3만원 미만의 선물세트를 60% 이상 구성했다. 비누, 치약 등 위생선물세트와 가공식품 가운데 2만원 미만의 상품을 지난해 추석보다 30% 이상 확대했다. 신세계 이마트도 2만원 이하의 선물세트 비율을 60% 선까지 끌어올렸으며 신선식품의 경우 고가와 저가로 이원화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확대했다.
홈플러스 홍신유 상품기획팀장은 “지난해 추석 시즌 저가 실속세트의 매출이 2006년보다 20% 이상 늘어나는 등 실속형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올해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소비심리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1만원 이하 실속세트 상품을 대폭 늘려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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