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적자금투입 기업을 조기에 매각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하이닉스반도체의 매각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하이닉스의 지분을 보유한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연내에 매듭짓는 것을 우선 추진하고 있는 데다 매각 추진과정에서 매물을 한꺼번에 내놓치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산업은행과 함께 하이닉스 매각의 키를 쥔 외환은행 역시 하이닉스의 조기 매각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을 보유한 론스타는 하이닉스의 매각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데 올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기업가치가 떨어져 있다.
더욱이 금융위는 하이닉스의 경우 내년 초 산업은행에서 분리되는 한국개발펀드(KDF)의 출범 전까지 팔리지 않으면 KDF로 넘겨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의 민영화 등을 감안하면 하이닉스의 매각 추진은 KDF 출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저런 상황으로 하이닉스가 매각 절차를 밟게 되는 시점은 일러야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산업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 등 주주협의회는 아직 매각에 대해 어떠한 의사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매각되더라도 그 다음 대상이 하이닉스가 될지 현대건설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향후 결정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연말까지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주력, 하이닉스를 연내 M&A 시장에 내놓지 않을 것임을 밝혔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이 연내에 성사될지도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기에 하이닉스 매각 진행 속도는 사실상 예측불허다. 굳이 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하이닉스 매각이 연내 가시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이닉스 측은“하이닉스 매각은 주주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며, 산업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의 매각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매각이 장기화 될 것을 내비쳤다.
주문정·설성인기자 mj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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