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수 ㎞까지 필요한 대형 입자 가속기의 규모를 소형 탁자 크기로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원장 선우중호) 고등광기술연구소(소장 이종민)는 자체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레이저 플라즈마를 이용해 탁자크기의 면적에서 기가전자볼트 (GeV·1억 전자볼트)의 에너지를 갖는 안정된 전자빔 가속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소는 레이저 웨이크필드 가속(LWFA·Laser Wakefield Acceleration) 기술을 이용해 전자를 1 GeV까지 가속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대형 입자가속기 시설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높은 에너지로 안정적으로 전자를 가속할 수 있는 탁상용 소형 전자가속기 등을 개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LWFA은 고출력 레이저 펄스를 이온화된 가스 상태인 플라즈마에 조사해 레이저 펄스와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플라즈마 파동을 발생시키고, 이 플라즈마 파동에 전자빔을 실어 가속시키는 기술이다.
이 LWFA 기술을 이용할 경우 기존 시설보다 수천 배 이상 강한 전기장으로 전자빔을 가속할 수 있다. 훨씬 작은 규모의 시설로도 GeV 이상의 높은 에너지까지 전자를 가속할 수 있다.
기존 대형 가속기 시설은 GeV 이상의 높은 에너지까지 전자를 가속시키기 위해 가속길이가 수백m에서 수㎞까지 달해야 했다. 연구소는 1.5 x 1.2 ㎡의 크기를 갖는 소형 사각 챔버 내에서 1 GeV의 고에너지 전자빔을 발생시켰다. 이 연구성과는 향후 고에너지 물리 연구용 차세대 소형 가속기 개발과 고에너지 전자빔을 이용한 X선으로 물질의 내부 구조를 원자 및 분자수준에서 관찰하는 등 기초 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좁은 선폭의 단일 에너지 전자빔도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종민 소장은 “앞으로 LWFA 가속기술을 활용할 경우 테이블에 올려놓을 정도의 소형 전자가속기 실용화도 가능해질 수 있다”면서 “내년에는 2 GeV이상의 고에너지를 갖는 안정된 전자빔 가속을 달성하는 등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한 다양한 응용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1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광과학기술 전문 연구소인 고등광기술연구소는 100 테라와트(1 Terawatt=100조 와트)급 극초단 초고출력 레이저 시설을 보유했다. 2010년에는 페타와트(1 Petawatt=1000조 와트)급 극초단 광양자빔 연구시설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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