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에게 듣는 문화콘텐츠 창작] (1)이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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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전자신문사는 8월 한 달간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의 명장들로부터 창작 과정을 생생하게 듣는 ‘문화콘텐츠 창작 사례 워크숍 오픈 특강’을 연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상암동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문화콘텐츠교육센터에서 열리는 이 행사의 강연내용을 소개한다.

 

 1982년 ‘공포의 외인구단’은 만화가 이현세가 한국 만화 10년을 주도하는 힘을 준 간판 작품이었다. 만화의 인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이장호의 외인구단’은 그해 최고의 흥행작이 됐고, 문화콘텐츠의 원작으로서 만화의 가치가 주목을 받으면서 이 작품은 2009년 드라마화를 앞두고 있다.

 어린이날 학부모들이 여의도에 모여 만화책을 불태울 정도로 만화를 터부시했던 시절에 온 국민을 ‘까치’와 ‘엄지’에 열광시키게 한 힘은 무엇일까. 그리고 27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콘텐츠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화가 이현세는 “야구라는 대중적 소재를 어른의 정서에도 접근하면서, 아동이 봤을 때도 무리없는 표현을 하겠다는 기획을 갖고 접근한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만화는 어린애들이나 보는 것으로 치부되고, 만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스토리를 먼저 심의받아야 하던 시절에 만화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온 가족이 보도록 해야겠다는 절실함이 ‘공포의 외인구단’을 탄생시킨 셈이다. 공포의 외인구단의 세 가지 헤드 카피인 ‘지독한 사랑’ ‘강한 것은 아름답다’ ‘싫어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고 살게 해주겠다’가 현재 사회에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이현세 작가는 ‘아마게돈’을 통해 처음으로 원소스멀티유스(OSMU)를 시도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1990년대 후반 쥬라기공원의 성공으로 대기업이 영상사업단을 만들어 앞다퉈 영화에 투자를 하던 시기인데다, 만화가 이현세의 명성을 보고 많은 투자자들이 모여들었다. 그는 애니메이션 ‘아마게돈’의 총감독을 맡았지만 만화와 영화의 문법차이를 몰랐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술회했다. 하지만 그는 실패를 그대로 묻어두지 않고, 실패 요인을 분석한 백서를 제작, 후일을 기약했다.

 현재 연재 중인 ‘창천수호위’와 ‘버디’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OSMU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창천수호위는 10년 만에 ‘까치 오혜성’을 주인공으로 부활시킨 작품으로 2030세대를 겨냥해 무협물로 만들었으며, 2030세대가 자주 드나드는 편의점에서 유통 중이다.

 이 작품은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영화로 만들 예정이다. 이현세 작가는 “배경이 미래 사회고, 요즘 주목받는 무협 수사물이라는 점에서 해외에서도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토털 콘텐츠의 시발점에 만화가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만화가 인기가 좋아서 공연, 영화로 되는 것보다 케로로처럼 세계를 도배하겠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기획·캐릭터·스토리 텔링의 단계에서부터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수운기자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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